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곽모(2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최모(29)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9월 사이 경기 안양시의 한 모텔에 차린 도박장에서 A(26·회사원)씨 등 2명에게 "쉽게 돈을 딸 수 있다. 사기도박을 하자"며 꾀어내 돈을 따게 만든 뒤 안양 B파 조직원 2명을 동원, 협박하는 수법으로 현금과 금품 1억8000여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도박에는 특수렌즈를 착용하면 카드 앞면이 뒷면으로 보이는 '목카드'가 이용됐고, 조폭으로부터 협박을 받은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사기도박을 하다가 걸린 것으로 착각하고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금품을 모두 뺏겼다.
피해자 중 대학생인 B(26)씨의 경우 처음에는 도박으로 1000만원을 잃은 뒤 "사기도박을 이용하면 돈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들의 말에 속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인 C(31)씨의 경우 사기도박으로 이들 일당에게 500만원을 잃은 뒤 마찬가지로 사기도박을 제안받았으나 거절, 피해를 면했다.
피해자 모두 20대의 젊은 연령층으로, 당장 돈을 건네지 못해 현금 지급각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A씨는 현금 1300만원과 5000만원 상당의 외제차량을 뺏기고 7000만원 지급각서를 작성했고, B씨는 현금 100만원을 뜯기고 1600만원 지급각서를 썼다.
지난해 이뤄진 이 같은 범행은 올해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현장 증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4~5개월 수사 끝에 통화내역, 금융거래내역,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통해 덜미를 잡았다.
전문 도박꾼인 곽씨 등은 안양지역 조폭 대원 2명과 함께 사전에 모집책, 도박책, 공갈책 등의 역할을 나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모두 자신들이 사기도박을 했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수사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 같은 피해자 10여명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일당 가운데 중국으로 달아난 정모(26)씨를 추적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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