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만남이 최근 제기됐던 '반기문-안철수 연대 시나리오'와 맞물리며 여러 가지 해석이 쏟아진다.
특히 김 전 총리의 경우 꾸준히 내각제 개헌을 주장해온 만큼, 이 자리에서 내각제에 기반한 연대 권유가 이뤄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총리가 적극적으로 반-안 연대 연결고리를 자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안 전 대표가 반-안 연대 시나리오 등장 직후 "다들 불안하신가보다"라고 일축, 연대 가능성에 거리를 둬왔다는 점에서 실제 김 전 총리가 연대를 권유한다 해도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 정치적 수사(修辭)의 달인인 '정치 9단' 김 전 총리가 직접적 언급은 자제한 채 추상적인 지원 가능성만 언급할 수도 있다.
현재 안 전 대표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권력 구조만 논의하는 개헌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평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김 전 총리의 언급에 대체로 수긍하며 듣는 자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가 최근 국민의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는 만큼 당초 고수하던 독자집권에서 선회, 연대를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전 대표가 곧바로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겠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두면서 모종의 여지를 남길 공산은 있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 반-안 연대 시나리오가 등장한 직후인 지난달 '여권이 분화되면 여권 후보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권이 쪼개지면 그게 계속 여권이냐"라고 반문한 바 있다. 친박을 제외한 여당 인사들이 분화해 나온다면 정치적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때문에 반 총장이 친박 세력과 손잡지 않고 대선 가도에 나설 경우 연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일단 안 전 대표 쪽은 김 전 총리와의 만남에 지나치게 의미가 부여되는 상황은 경계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의 원로 어른이 보자고 하시니 당연히 뵙는 것"이라며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하거나 연대론 등과 연결 짓는 건 해석이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헌을 지상과제로 삼아온 김 전 총리와의 만남을 그가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 전 대표도 나름대로의 셈법이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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