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영재 의원(성형외과)'과 '차움병원'에 이어 녹십자도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등 사태의 불똥이 점차 녹십자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대통령실과 대통령경호실은 2014년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녹십자 직영병원으로부터 녹십자와 녹십자웰빙이 제조하거나 수입한 10가지 종류의 의약품을 2027만원 어치 구매했다.
구입한 약품 중에는 미용목적으로 쓰이는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도 포함됐다.
특히 2015년 4월부터 8개월 간 태반주사로 불리는 녹십자의 '라이넥주' 150개가 집중 구매됐다.
라이넥주는 간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고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어 갱년기 증상 완화·노화 방지·피부 개선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한 번 맞는데 2~5만원이지만 2~3일에 한번씩 총 8회 맞을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총 맞는 비용은 20~40만원 사이가 된다.
녹십자 주사제를 집중 구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대리처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원장이 녹십자 직영병원인 녹십자아이메드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 벌어져 특혜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이 녹십자아이메드로 자리를 옮기게 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녹십자아이메드에서도 최씨 일가의 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녹십자는 최순실게이트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녹십자아이메드는 녹십자가 소유한 병원으로 건강검진과 통합진료를 실시하는 곳이다. 태반클리닉, 세포치료센터 및 최첨단 의료기기를 도입해 건강검진 사업을 실시해 왔다.
1991년에 설립된 녹십자의료원재단 부설 휴먼검진센터가 전신으로 2009년 7월 '녹십자건강증진센터'로 센터명을 변경했으며 2014년 7월 '녹십자아이메드'로 센터명을 변경하고 통합진료센터도 개원했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 차움의원을 퇴사한 후 같은해 4월부터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으로 근무해왔고 최근 사직했다.
김 원장은 녹십자아이메드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최순실씨 자매와 전 남편, 장시호씨를 진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청와대에 매주 들어가 박근혜 대통령을 진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대선을 준비하던 당시 차움의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고, 대통령 당선 후 2013년 8월 자문의로 위촉됐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창와대에 우리가 직접 의약품을 공급한 것도 아니고 금액도 2000만원으로 기업 입장에서 큰 돈도 아니다"며 "김상만 원장이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으로 오게 된 것도 아주대병원 이득주 교수를 영입하려 했으나 고사하고, 이 교수가 김상만 원장을 추천해 정식 절차를 밟아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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