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집권당 의원들, ‘조기총선 요구’ 야당세력에 가담
伊 집권당 의원들, ‘조기총선 요구’ 야당세력에 가담
  • 최희정 기자
  • 승인 2016.12.0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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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치, 집에 가다" 이탈리아 개헌안 부결 다음 날 신문 1면
마테오 렌치(41) 이탈리아 총리가 소속된 집권 민주당(PD) 의원들이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야당 세력의 주장에 가담했다고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들은 민주당 내에서 렌치 총리가 이끄는 진보·개혁 성향 모임 ‘렌치아니(Renziani)’ 의원들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가 내년 조기 총선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은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정치적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조기총선을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렌치 총리의 한 측근은 “민주당 내 이것(조기 총선)을 추진하고 있는 거대 전선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총선은 오는 2018년 초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렌치 총리가 추진한 개헌안이 지난 4일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데 따른 충격으로 당 내에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새 총리를 가능한 빨리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원 민주당의 중진의원인 에토레 로사토는 “우리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지난 5일 밤 이탈리아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도 우파 내무장관인 안젤리노 알파노는 이르면 내년 2월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의회가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투표 시행 전 반체제 야당인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은 국민투표 부결 시 조기 총선을 열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일 국민투표가 끝난 후에도 이 같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총리가 이런 전략을 정했는지 묻자 렌치 총리 대변인은 답변하지 않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기 총선에 찬성함으로써 권력에 집착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이탈리아 TV방송에서 “이 사람들은(민주당 의원들) 1년 반 동안 남아있고 싶어한다”며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이 전화로 이런 계획을 꾸며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는 렌치 총리에 대해 빨리 입장을 밝히라고 재촉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그는 선거에 익숙하지 않다. 겁먹었다”고 조롱했다.

그러나 2018년 총선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 치르기 위해서는 몇가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먼저, 신중한 스타일의 이탈리아 정치 막후 인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반대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하원에서 적용되는 선거법(이탈리쿰)이 개정되어야 한다.

렌치 총리는 민주당 지지율이 높았던 지난해에 집권당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개정 선거법을 도입했다. 당시에는 상원을 해체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는 국민투표가 통과될 것으로 판단, 하원에만 적용되는 이탈리쿰을 입안했다. 이 법은 하원 선거에서 다수당에 보너스 의석을 제공해 전체의 55%를 보장하고, 1차 투표에서 40% 이상을 확보한 정당이 없으면 결선 투표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주요 정당들이 이탈리쿰을 꺼려하고 있으며, 내년 1월 헌법재판소는 렌치의 선거법 위헌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일부 분석가들이 선거법 개정 관련 대화가 장기화되고 복잡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로사토 의원은 “이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모든 수단들이 있다”고 일축했다.

7일 렌치 총리와 민주당 의원 간 회동에서 최우선 의제는 ‘조기 총선’이 될 전망이다.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인 프란치스코 보치아는 민주당 최고위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렌치 곁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볼로냐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인 프란체스카 퍼글리시는 “좌파가 우리의 주요 반대파였다. 새로운 것이 없다”며 “과거가 돌아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일 우리는 중요한 미팅을 가질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렌치 총리가 민주당을 이끌도록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렌치 지지자들은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40% 밖에 얻지 못했지만, 반대표(60%)를 던진 야당 세력이 분열돼 있어 총선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렌치 총리가 민주당 수장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일부 고위 당원들은 조기 총선 결정을 내리는 데 신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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