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홍 이사장이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지난달 2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미국·중국·일본 특사단 결과 보고 회동 이후 한 달 만으로 통일외교안보 특보 임명·해촉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는 사실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홍 이사장이 미국 특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달 21일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고, 당시 홍 이사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와 상의 안하고 발표해서 당황스럽다"고 밝혔었다. 홍 이사장은 중앙일보 측을 통해 특보직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이달 들어 해촉 절차를 밟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홍 이사장과 사전에 연락하는 과정과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 연락이 안 됐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사의는 개인적 사유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전직 주미대사 간담회는 오늘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홍 이사장과 이홍구 전 총리가 다소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참석자들은 15분 먼저 도착해 인왕실과 충무실 사이에 있는 티 테이블에서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29분쯤 나타나 전직 주미대사들과 차례대로 악수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참석자를 확인하고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홍구 전 대사, 홍석현 전 대사가 회의 때문에 늦는다고 한다"고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 여기서 환담을 나누다 가시죠"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이 2분 늦게 도착했고 문 대통령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홍 이사장도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참석자들이 다 도착하자 문 대통령과 전직 주미대사들은 인왕실로 이동해 간담회를 가졌다. 마침 좌석 배치가 홍 이사장이 문 대통령 맞은편에 앉게 되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장관, 양성철 전 국회의원, 이태식 전 외교부 차관, 최영진 전 외교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전직 주미대사들을 초청한 것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조야(朝野)의 분위기를 전해 듣고 조언을 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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