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는 지난 11일 주요 거래은행들과의 설명회에서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과의 협상이 지연되고 있어, WD및 훙하이와 교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도시바측은 설명회에서 "수주 내에 (매각처를) 결정하고 싶다"며 WD 및 훙하이와도 교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연합'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고 SK하이닉스, 일본 정책투자은행 및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을 매각 우선협상자로 결정했다.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은 애초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전에 계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지분 인수가 아닌 융자를 제공하는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한미일 컨소시엄의 일원인 배인캐피털 측에서 추후 지분 일부나 전부를 사들이기로 하는 내용의 이면계약 관련 의혹이 불거지며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도시바의 협력업체인 WD의 매각 반대도 걸림돌이다. WD는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를 위한 중재를 요청한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고등법원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내달 14일 첫 심문이 예정돼 있다.
14일 심문에서 매각 중단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도시바는 설명회에서 미국 법원의 결정과 상관없이 매각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매각 협상에서 훙하이는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지만 중국 및 대만으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정부가 반대해 왔고, WD 매각에는 도시바가 소극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미일 연합이 2조엔(약 21조원) 정도의 인수가를 지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이지만, 도시바는 재차 WD와 훙하이와의 교섭도 재개한 것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 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의 파탄에 따라 지난 3월말 시점에서 채무초과(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주거래 금융기관은 채무초과에도 불구하고 도시바측에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바가 반도체 매각 등을 통해 채무초과를 해결한다는 것이 절대 조건으로, 최근 일부 은행은 도시바측에 조기에 반도체 자회사를 매각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에 도시바도 조기 매각을 서두르고 있으며,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한미일 연합 이외에도 다른 상대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아사히는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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