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연단이 시작되다
야곱의 연단이 시작되다
  • 이재록목사
  • 승인 2017.11.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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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강해<99>
▲ 이재록목사
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에서


에서의 계속되는 요청에 이삭은 그를 위해 기도해 주지만 영적인 법칙을 잘 아는 그로서는 야곱과 동일한 축복을 빌어 줄 수는 없었습니다. 야곱이 먼저요 에서가 나중이라는 둘 사이의 영적인 질서를 분명히 짚어 주는 기도밖에 달리 해 줄 것이 없었습니다. “너의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뜰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창 27:39~40)

‘너의 주소’는 에서의 소속이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그의 주소가 ‘땅의 기름짐에서 뜨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뜬다.’는 것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의 축복이 야곱에게 돌아갔기에 에서는 결국 야곱에게 속하여 야곱이 받는 축복의 일부를 받는다는 말입니다. ‘칼을 믿고 생활한다.’는 것은 성실히 행하는 만큼 얻는다는 뜻이며 동시에 하나님으로부터 변질되어 나갔을 때는 끊임없는 침략과 전쟁에서 지킴 받지 못할 것을 의미합니다. 또 “네 아우를 섬길 것이라” 했는데 이는 야곱이 주권자로 서며, 에서는 그에게 속해 있다는 뜻입니다.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 버리리라” 한 것은 에서가 야곱에게 속하여 질서상 아랫사람으로 묶이게 된 멍에는 그가 이 땅의 생을 마감한 때에야 비로소 풀린다는 의미입니다.

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에서는 도저히 야곱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원한에 사무친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동생을 죽이겠다고 다짐합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리브가는 더 이상 둘을 함께 둘 수 없다고 생각하여 피신시키려 합니다.

그녀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 냅니다. 이삭에게 “내가 헷 사람의 딸들을 인하여 나의 생명을 싫어하거늘 야곱이 만일 이 땅의 딸들 곧 그들과 같은 헷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면 나의 생명이 내게 무슨 재미가 있으리이까”(창 27:46) 라고 합니다.

‘에서가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여 살맛이 나지 않는데, 야곱까지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으면 무슨 낙으로 살 수 있겠는가?’라는 의미로, 야곱을 자기 민족에게로 보내어 아내를 구하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리브가는 이것을 빌미로 야곱을 하란에 있는 오빠 라반에게로 피신시키려 했습니다.

이삭이 에서와 야곱을 차별하는 모습, 하나님 말씀을 명심하지 못하고 자기 보기에 좋을 대로 행하는 모습 등은 이처럼 가족 간의 불화와 이별, 고통과 슬픔을 주는 연단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이삭 한 사람의 부족한 모습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삭의 편협된 사랑과 자기 뜻을 고집하는 욕심 외에도 장자의 명분을 경홀히 여기는 마음, 간교한 마음 등 가족들의 이런저런 마음이 섞여 결국 큰 비극이 일어납니다.

야곱의 연단이 시작되다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부탁하여 가로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너의 외조부 브두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너의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어 너로 생육하고 번성케 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창 28:1~22)

이삭은 리브가의 제안을 수락합니다. 그래서 야곱을 불러 다시금 축복하며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취하지 말고 밧단아람으로 가서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취하라’(창 28:1~2)고 당부했습니다.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로부터 간교한 속성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어차피 그것이 깨어져야 하나님 앞에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연단의 세월을 허락하십니다. 그 시작이 바로 외삼촌 라반의 집을 향해 떠나는 것입니다. 이 일이 야곱에게는 연단의 시작인 동시에 하나님 섭리 가운데 꼭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통해 장차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이루는 자녀들을 낳게 하십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을 이루는 출발점이지요. 이런 그에게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연단을 허락함과 동시에 그의 민족 가운데서 아내를 얻도록 역사하신 것입니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이 있는 밧단아람(하란)으로 떠났습니다. 밧단아람은 과거 아브라함과 그의 일가가 살던 곳입니다(창 11:31).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나안으로 이주한 후에도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과 그의 후손들은 그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라반은 나홀의 손자이며 리브가의 오빠였습니다.

한편 에서는 단순히 동생이 아내를 구하기 위해 외삼촌 집으로 가는 것으로 여기고 자신도 자기 민족 가운데서 새롭게 아내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장자는 자기 민족의 정통계보를 이어야 하는데 에서의 아내들은 이방 여인이고 게다가 부모에게 근심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야곱은 부모의 명에 순종하여 정통계보를 이을 수 있는 아내를 구하고자 멀리 길을 떠나는 상황이었지요.

에서는 자신과 너무나 비교되는 야곱의 행동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혈통을 이어받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의 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행함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장자의 명분을 되찾기 위한 방편이었기에 하나님과 부모의 기쁨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축복의 언약을 주신 하나님

야곱은 외삼촌 라반이 살고 있는 하란을 향하여 가던 중, 날이 저물어 들판에서 노숙을 해야 했습니다. 문득 잠이 들었는데 꿈에, 땅 위에 사닥다리가 놓여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하나님의 사자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하늘에 닿은 사닥다리를 보여 주신 것은 하늘 문이 열려 야곱이 머무는 곳과 하나님이 계신 곳이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오르락내리락하며 하나님 말씀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하나님께서는 장차 야곱을 통해 이루실 놀라운 축복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르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13~15)

앞으로 펼쳐질 상황들이 야곱에게는 자신을 깨뜨리고 변화시키기 위한 연단의 과정이지만,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볼 때는 장차 선민 이스라엘을 이루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미리 꿈과 비전을 알려 주심으로 그가 이 언약을 붙잡고 승리해 나갈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멀리 낯선 땅을 향해 떠나는 야곱에게 이 언약의 말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장차 자신이 고향으로 되돌아올 것과 자손이 크게 번성하고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며 늘 지키실 것이라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이 그의 아들 이삭을 통해 이어지게 하셨고, 이제 이삭의 정통계보를 잇는 야곱을 통해 성취해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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