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승마 지원' 모르쇠로 일관…판사마저 언성
최순실, '딸 승마 지원' 모르쇠로 일관…판사마저 언성
  •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승인 2017.12.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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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에서 징역25년, 벌금1185억원, 추징금 77억 9735만원을 구형받은 최순실씨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최순실(61)씨가 20일 삼성의 정유라(21)씨 승마 지원에 대해 '모르쇠' 전략을 폈다.

 이날 최씨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는 이 부회장 1심 재판 때처럼 증언을 거부하진 않았지만 정씨 승마 지원 정황과 관련된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안 난다", "아니다" 등으로 대답했다. 때때로 "질문을 정확히 해달라"는 등 짜증을 내기도 했다.

 최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1월11일에 황성수 전 전무가 박상진 전 사장에게 170만 유로의 그랑프리급 마필 카푸치노 구매를 허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왜 그랬는지 아느냐'고 묻자 "뭘 물어보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랑프리급 말 사려고 한 것 아닌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정유라가 탈 마필과 관련 없느냐'고 하자 "유라를 위해서 했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며 "이것 자체가 유라를 위해서 시작한 게 아니다. 그런 전제로 물어보면 내가 답할 말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170만 유로 말을 구입해 주기로 한 건 언제 얘기됐느냐'는 질문에는"계약이 안 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검이 '2015년 10월19일에 삼성에서 살시도를 구입할 때 카푸치노도 타 봤다고 했지 않느냐. 말을 구입하기로 서로 얘기가 돼서 시승해 본 것 아닌가'라고 압박하자 "아니다. 시승한다고 말 산다는 보장은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이 '카푸치노 매매계약을 실제로 체결했다'고 하자 돌연 "카푸치노?"하고 되물으면서 "난 그거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검이 '안종범 수첩(메모)에 지난해 1월12일 박원오 좌지우지(라는 문구)가 있다. 안종범은 박 전 대통령에게 들었다고 한다'고 하자 "아우"하고 짜증을 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 한다, 경계해야 한다, 이런 얘기 한 적 있느냐 없느냐'는 질문에 목소리를 높이며 "없다. 박원오가 승마협회를 좌지우지 했느냐"고 말했다.

 또 '2015년 12월11일에 박 전 전무가 증인과 결별하고 한국 귀국한 것 맞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결별이라는 건 좀 그렇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검이 '아까 위증 선서했다. 말 잘 해야 한다'고 하자 "기억 안 나는 건 안 나는거다"라고 되받아쳤다.
 
 최씨는 특검이 '기억이 안 나는 거냐, 아니라는 거냐'고 묻자 "기억이 안 나는 것"이라고 했다가 같은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차명폰 통화가 모두 사적인 대화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통화내역을 보니까 약 2개월 동안 문자도 없이 박 전 대통령과 259회 통화를 했다. 왜 이렇게 자주 했느냐'는 질문에 "259번까지 한지 모르겠지만 자주 할 수도 있지 않느냐. 40년지기면 그런 통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적 대화였고 업무 관련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씨가 특검 질문을 끊고 말을 하면 "끝까지 듣고 대답을 하라"는 등 증언 태도를 질책하기도 했다. 최씨가 특검에게 도리어 질문을 할 땐 "오늘은 특검 질문에 증인이 대답을 하는 자리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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