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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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록목사
  • 승인 2017.12.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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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강해<101>
▲ 이재록목사
시기 질투를 넘어


레아는 아들을 네 명이나 낳았으니 이제는 자신이 야곱의 사랑을 더 받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레아의 마음속에 있던 시기 질투가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녀는 예전 입장은 잊어버리고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생각에 라헬을 무시하고 남편 야곱을 독점하려 했습니다. 레아는 첫아들의 이름을 ‘르우벤’이라 하고 “여호와께서 나의 괴로움을 권고하셨으니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리로다”(창 29:32) 하였습니다. 그동안 남편을 라헬에게 내어주어야 했던 서러움이 어떠했는지 이 한마디에 담겨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할 것이며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아들을 낳을수록 더해집니다. 감사하기보다는 점점 더 높아지려고만 했습니다.

“라헬이 자기가 야곱에게 아들을 낳지 못함을 보고 그 형을 투기하여 야곱에게 이르되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 야곱이 라헬에게 노를 발하여 가로되 그대로 성태치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 오늘 내가 외삼촌의 양 떼로 두루 다니며 그 양 중에 아롱진 자와 점 있는 자와 검은 자를 가리어 내며 염소 중에 점 있는 자와 아롱진 자를 가리어 내리니 이같은 것이 나면 나의 삯이 되리이다 …”(창 30:1~43)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던 라헬은 늘 우월감에 차 있었지만 언니 레아가 아들 넷을 낳으면서부터 상황이 반전됩니다. 혹여 야곱의 사랑이 레아에게 쏠릴까봐 불안해진 라헬은 시기 질투를 넘어 투기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심지어 남편 야곱에게 “나로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죽겠노라”(창 30:1)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몰아세우자 견디다 못한 야곱은 “그대로 성태치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창 30:2)며 화를 냅니다. 라헬에 대해 처음에는 안쓰러운 마음에 그녀의 투정을 받아 주었겠지만 세월이 길어지자 마침내 폭발하고 만 것입니다. 만일 야곱이 온전히 하나님 앞에 의뢰하면서 모두가 화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을 주관해 주셨을 것입니다. 비록 자신은 고통받을지라도 선한 마음으로 끝까지 라헬과 레아를 품고 사랑으로 풀어나갔다면 하나님께서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셨겠지요. 그러나 야곱은 아직 그러한 그릇이 되지 못했기에 라헬과 레아를 품지 못했고 두 사람의 투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갔습니다.

단과 납달리, 갓과 아셀을 낳다

라헬은 레아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에 시녀 빌하를 남편에게 첩으로 주어 대신 자녀를 낳으려는 방법까지 씁니다. 라헬의 바람대로 빌하가 잉태하여 단과 납달리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시녀를 통해 자녀를 얻었다 해서 만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레아와의 경쟁만 더 심해졌습니다. 야곱은 라헬이 육신의 생각을 동원하여 사람의 방법을 좇고자 했을 때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지만 그녀의 뜻에 따르고 맙니다. 뿐만 아니라 레아마저 자기 시녀를 첩으로 주어 자녀를 낳고자 할 때에도 응해 주었습니다.

이 일들은 라헬과 레아 사이의 시기 질투로 인해 벌어진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이러한 상황을 허락하신 것은 야곱을 변화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어떤 상황과 환경이 되어야 야곱의 깊은 속 중심까지 드러나 스스로를 발견하고 깨어질지를 아시기에 세세히 간섭하신 것입니다. 레아와 라헬의 질투심은 야곱의 가정을 더 큰 갈등과 불화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레아는 자신이 더 잉태하지 못하자 시녀 실바를 야곱에게 주어 자녀를 낳게 합니다. 레아의 바람대로 야곱에게 첩으로 준 실바가 잉태하여 갓과 아셀을 낳았습니다. 야곱은 두 명의 아내와 두 명의 첩을 거느리게 되었고, 가정은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습니다.

레아가 아들 잇사갈, 스불론, 딸 디나를 낳다

야곱은 네 명의 아내가 있었지만 라헬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내로서 남편에 대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도 라헬이 거의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맥추 때에 들에 나간 레아의 맏아들 르우벤이 합환채를 구해 왔습니다. 합환채는 정력제 또는 임신을 가능케 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르우벤이 레아에게 합환채를 주었다는 말을 듣자 라헬은 레아에게 찾아가 합환채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레아는 “네가 내 아들의 합환채도 빼앗고자 하느냐”(창 30:15) 하며 거절합니다.

라헬은 합환채를 얻기 위해 레아에게 남편과의 동침을 허락합니다. 합환채 값으로 남편 야곱과 동침하게 된 레아는 다시 태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두 명의 아들과 딸 디나를 낳게 됩니다.

레아는 다섯 번째 아들을 낳은 뒤, ‘잇사갈’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이는 ‘내가 내 시녀를 남편에게 주었으므로 하나님이 내게 그 값을 주셨다.’는 의미에서 ‘값’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여섯 번째 아들 스불론은 ‘이제는 그가, 즉 남편 야곱이 나와 함께 거하리라.’는 의미에서 ‘거함’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이 역시 어떻게든 남편의 사랑을 자기에게로 돌려 보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자녀를 낳지 못한 라헬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자녀를 낳은 레아까지도 시기, 질투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습니다.

요셉을 낳다

레아가 아들 여섯과 딸 하나를 낳고, 두 명의 시녀가 아들들을 낳을 동안 라헬은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라헬도 잉태를 하였습니다. 야곱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통계보를 잇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라헬을 통해 자녀를 얻기 원하는 야곱의 마음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라헬의 태를 열어 주신 것입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첫 아이를 가진 라헬은 “여호와는 다시 다른 아들을 내게 더하시기를 원하노라”(창 30:24) 하며 아들의 이름을 ‘더함’이라는 뜻을 가진 ‘요셉’이라고 부릅니다. 이름의 의미만 보아도 라헬의 속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자족하기보다 오히려 욕심 가운데 자꾸만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라헬과 레아는 자녀들의 이름을 지으면서 상황을 자기 보기에 좋을 대로 해석합니다. 범사에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하나님 뜻을 헤아리기보다는 자기 욕심을 구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시기 질투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야곱 역시 그들의 투기를 부추기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라헬과 레아 사이의 투기 속에서도 야곱은 여전히 라헬에게만 특별한 사랑을 주었습니다. 이것이 자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헬에게 사랑이 더 가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자녀들까지 아버지의 편애를 느끼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다른 자녀들이 요셉을 시기 질투하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이것이 결국은 형제들 사이에 불화를 야기하고 마침내는 요셉이 형들의 손에 의해 종으로 팔려가는 사건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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