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학위 논문 >11< 오경법전의 민중보호법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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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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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히로트는 비록 ‘안식일’이라는 명칭이 이스라엘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리키고 있는 내용은 오직 이스라엘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드보는 구약성경의 모든 문서층, 특히 오경의 모든 전승에 안식일 제도가 동일한 내용으로 언급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결국 안식일 제도는 야훼 신앙의 기원으로 소급된다고 주장한다.

안식일 제도의 기원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살펴볼 때 비록 이스라엘에서 안식일 제도가 어느 때부터,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현재로선 분명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기 이전부터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 안식일 제도가 실시되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2) 안식일 제도의 역사
출애굽기 16:21-30; 민수기 15:32-36; 에스겔서 20:10-26에서는 안식일법이 광야 시대에 시행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모스서 8:5에는 주전 8세기 이스라엘에서 안식일에 상거래가 금지되었다는 사실이 암시되고 있고, 요시야(주전 640-609) 시대의 비문에서는 그 당시의 일꾼들이 안식일에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안식일에 일을 하지 말 것을 선포하고 있는 예레미야서 17:19-27에서는 유대 말기에 안식일의 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쉐퍼는 왕국 시대 동안 일곱째 날을 지킬 때 단순히 노동을 중지하였을 뿐 절기적 축제 같은 것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쿠크는 왕국 시대 동안 이스라엘에서 안식일 제도의 인도주의적인 측면(노동으로부터의 쉼)과 종교적인 측면(예배)이 함께 준수되었다고 본다. 호세아서 2:11; 이사야서 1:13; 열왕기하 4:23; 역대상 9:32; 23:31; 역대하 2:4; 8:13; 31:3 등을 고려해 볼 때, 왕국 시대 동안 안식일 제도의 인도주의적인 측면(노동으로부터의 쉼)과 종교적인 측면(예배)이 함께 준수되었다고 보는 쿠크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왕국 시대 동안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과 예배라는 안식일 제도의 양 측면이 충분히 지켜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포로 귀환 후 예루살렘에서는 느헤미야의 개혁을 통하여 안식일 준수가 상당 부분 회복되었다(느 13:15-22). 에스겔서 20:10-26에서는 이스라엘의 파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그들이 안식일을 범한 죄를 거론하고 있고, 45:17; 46:1, 3, 4, 12에서는 야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관련해서 안식일 준수를 말하고 있다. 이사야서 56:2-7; 58:13-14; 66:23에서는 안식일 준수와 관련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이 구절들에서는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의 측면보다는 안식일의 제의적 측면이 강조된다. 포로 이후 안식일에 ‘노동으로부터의 쉼’보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을 더 강조하게 된 것은 이스라엘의 역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 국가가 멸망당하고 포로 생활까지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야훼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악행을 그치지 아니한 죄 때문이며(참조. 느 9:7-36; 겔 20-23장), 이스라엘 공동체를 재건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야훼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길, 즉 야훼 신앙을 회복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야훼 신앙을 회복할 수 있는 길로써 안식일에 하나님께 예배드림을 강조하였다고 볼 수 있다.
b. 법전의 안식일법 본문 분석
‘안식일’을 뜻하는 히브리어 명사 ‘샵바트’의 단순 능동(Qal)형 동사 ‘샤바트’는 ‘멈추다, 중지하다, 그만두다’(창 8:22; 수 5:12; 느 6:3; 호 7:4), ‘(일을 멈추고) 쉬다’(창 2:2, 3; 출 16:30; 23:12; 31:17; 34:21; 레 26:34, 35) 등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안식일’(샵바트)의 기본적인 의미는 ‘일상적인 노동을 중지하고 쉬는 날’이란 뜻이다. 엿새 동안에는 일을 하고 일곱째 날에는 안식을 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안식일법의 기본 주제이다. 출애굽기 23:12; 31:14, 15; 34:21; 35:2, 3; 레위기 23:3은 “엿새 동안 일을 하고 일곱째 날에는 쉬라“는 야훼 하나님의 명령과 관련된 구절들이다.


(1) 일곱째 날에는 쉬어야 한다(출 23:12a[C]; 34:21; 35:3[P]; 레 23:3[H])
출애굽기 23:12; 34:21; 레위기 23:3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엿새 동안에는 일을 하고 안식일에는 일을 하지 말고 쉬라“고 규정하고 있다. 안식일에는 노동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레 23:3). 안식일에는 농사 짓는 일(출 34:21), 짐을 나르는 일(렘 17:21, 24, 27), 상거래 활동(암 8:5; 느 13:15-21), 포도원에서 술틀을 밟는 일(느 13:15)과 같은 생업과 관련된 일들뿐만 아니라, 만나를 거두는 것도 금지되었고(출 16:21-30), 처소에서 불을 피우는 것도 금지되었다(출 35:3). 민수기 15:32-36에서는 안식일에 나무를 하다 발견되어서 죽임을 당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안식일에 일체의 활동이 전면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었다. 제사장들은 성막에서 그들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들은 안식일마다 떡을 야훼 하나님 앞에 진설해야 했다(레 24:8). 그리고 안식일에 사내아이가 태어난 지 8일이 되는 날이면 그 안식일에 할례식이 거행되었다(레 12:3; 참조. 요 7:22-23).


안식일은 일상적인 노동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안식일에 일하지 말고 쉬라“는 야훼 하나님의 명령은 인간을 속박하기 위한 명령이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참 자유를 주기 위하여 베풀어진 하나님의 선물이다. 안식일은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날이고, 존귀한 날이다(사 58:13). 이 날은 노동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날이다(레 23:3).
(2) 안식일에는 모든 사람들, 가축들까지도 쉬어야 한다(출 23:12b[C])
안식일의 쉼은 특정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다. 안식일은 주인만 쉬고 종이나 품꾼들은 힘들게 일을 해야 하는 날이 아니다.

안식일의 휴식 대상에는 자유인뿐만 아니라 종과 그 자녀, 나그네, 심지어는 소, 나귀 같은 가축들까지도 포함된다(출 23:12b; 참조. 출 20:10; 신 5:14). 안식일법이 특히 노동에 시달리는 종, 품꾼 등 민중들의 휴식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심지어는 농사에 동원된 가축들의 휴식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표명한다는 점에서 신명기 5:15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안식일의 제정 근거로서 출애굽기 20:11에서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기 때문에 이스라엘도 쉬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에 신명기 5:15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켰으므로 이스라엘이 부리고 있는 종들과 농사에 동원되는 가축들도 안식일에는 쉬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을 야훼 하나님께서 구원하신 역사적 사건이 안식일을 지켜야 할 이유로 제시된다.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해방된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겪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종이나 품꾼들을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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