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멜라토닌은 생체리듬 및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이 부족하면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데다 멜라토닌 자체가 유방암에 항암 효과가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21세기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멜라토닌과 유방암의 관련성을 조사하기 위해 자국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멜라토닌의 분비는 암흑에서 증가하고 빛에 노출되면 감소하는 특징이 야간 근무를 가장 많이 하는 간호사의 직업적 특성과 맞아 멜라토닌 변수를 측정하기에 적절해서다.
간호사 7,856명을 10년 동안 관찰한 후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한 달에 세 번 야근하는 생활을 30년 동안 한 간호사는 그렇지 않은 간호사보다 유방암 위험도가 36% 높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좀 더 결과를 얻기 위해 후속 연구를 시행했다. 대상 간호사를 115,022명으로 늘리고 관찰 기간도 2년 늘렸다. 결과는 놀라웠다.
유방암 위험도가 무려 79%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두 차례의 연구 결과를 2001년과 2006년에 발표했다. 야근할 때 밝은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며 유방암 위험도를 높인다는 내용이 발표된 이후 2007년 세계보건기구 사하 국제암연구소는 멜라토닌을 방해하는 야간 빛을 2A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멜라토닌과 유방암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다.
멜라토닌이 유방암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현재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과 비교해서 보면 이해가 쉽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유방암 1세대 항암제인 타목시펜이나 2세대 랄록시펜이다. 유방암의 70%는 에스트로겐에 반응하는데 두 약은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005년 스페인 칸다트리아 의대 연구팀이 멜라토닌이 에스트로겐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방암 1, 2세대 항암제가 가진 부작용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골흡수를 촉진하는 세포를 억제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갖추고 있었다. 야간 수면이 멜라토닌의 생성과 깊게 관계하고, 나아가 유방암 발병과 치료에 중요한 단서란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 잘 자고 있습니까?>(팜파스.2018)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일부 수정)
의학 전문기자인 저자는 수면 부족으로 나타나는 증상부터 수면과 관계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비밀, 잠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