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태양광 등 역량 강화, 롯데카드 인수전서 결단력 발휘할 듯"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복귀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집행유예가 만료됨에 따라 다시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수 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자숙의 뜻으로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7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대내외적 위기가 대두되는 상황 속에서 김 회장이 주력 사업의 고삐를 단단히 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인수합병(M&A) 승부사로서 롯데카드와의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 김승연 회장, 집행유예 만료...일단 방산‧태양광 복귀 가능성 '솔솔'
일단 김 회장이 집행유예가 만료됨에 따라 방산과 태양광발전 사업의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행법에 따라 현재 김 회장이 복귀할 수 있는 계열사에는 제한이 있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의하면 금융회사 및 유죄 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는 집행유예 기간 만료일로부터 2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금융 계열사 및 ㈜한화, 한화케미칼, 호텔앤드리조트에 오는 2021년까지 경영 일선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방산·태양광 발전 등의 사업 부문의 복귀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빙산·태양광 발전 사업은 그룹 내 신사업 투 트랙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주요 사업에 2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며, 이 중 방산과 태양광을 신사업의 두 트랙으로 각각 4조원, 9조원을 쏟기로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12월 한화큐셀 중국 공장 방문해 태양광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7년 만에 베트남을 찾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방산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집행유예 기간에도 그룹 회장이자 대주주 자격으로 국내외 경영활동을 활발히 벌인 만큼 경영 복귀 시점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미 김 회장은 공식석상에서도 얼굴을 자주 비추며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매년 초 신년사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지난달 청와대가 주최한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의 복귀 일정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 한화그룹, 재계 순위 6위까지 오르나...롯데카드 인수전 뛰어들어
김 회장이 경영 복귀로 롯데카드의 인수합병 작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화그룹은 지난달 한화생명을 통해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롯데 금융 계열사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물론 김 회장의 집행유예 상황에서도 2014년 말 성사된 '삼성 4개 계열사 빅딜' 등 굵직한 투자를 해온 바 있으나, 확실한 그룹 내 지위가 확보된 상태에서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회장은 M&A의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매번 M&A에 성공해 그룹의 몸집과 실적을 불려왔다.
특히, 2014년 11월 삼성과의 방산‧화학 부문 ‘빅딜'은 김 회장의 M&A 업적 중 최고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을 2조원에 인수했다.
이들 기업들은 인수 당시 ‘승자의 독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불과 1년 만에 실적을 내며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2015년 11위에 그쳤던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도 1년 만에 단박에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특히,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전으로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까지 인수한다면, 재계 순위가 8위에서 6~7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간의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화생명, 한화손보, 한화증권 등의 금융계열사에 카드사까지 더해지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가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가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를 또 한번 바꿀 수 있는 해인만큼 김승연 회장의 결단이 필요로 한 때이기 때문에 복귀가 늦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방산‧태양광 부문 사업재편과 금융계열사 ‘빅딜’을 앞두고 김 회장의 오너십이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