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형가맹점 vs 카드사 수수료 갈등’에 오락가락 하는 금융당국
[기자수첩] ‘대형가맹점 vs 카드사 수수료 갈등’에 오락가락 하는 금융당국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9.03.2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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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일) 금융위원회가 나서서 신용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카드 수수료율 협상 사태에 대해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오늘(20일) 금융위원회가 나서서 신용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카드 수수료율 협상 사태에 대해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오늘(20일) 금융위원회가 나서서 신용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카드 수수료율 협상에 대해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협상 불발에 따른 카드결제 거부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아마도 금융당국이 정권에 발맞춰 카드사 수수료 인하 조치를 발표하고, 곧이어 역진성 해소를 위해 대기업에 수수료 인상 조치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장은 자율에 맡기는 게 원칙이다.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겠다고 나선다면, 그 영향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예견하고 살피는 혜안이 요구된다. 만약에 한 방향으로 밀고나가고자 다짐했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당국은 그동안 카드사엔 당연히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반강압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대기업들에겐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하지는 못하고 있다. 당국 소관에서 벗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당국의 오락가락 조치에 카드사만 샌드위치 신세가 돼 버렸다. 카드사가 수수료를 협상해야 하는 대기업은 수두룩하고 이들은 하나같이 “경제가 어려워 우리도 사정이 힘드니, 인상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카드사를 위해 오늘 언급해준 것은 이례적이고, 이런 언급은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진짜 카드사 속내가 그럴까. 아마도 당국의 조치가 섣불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당국은 수수료 인상 여력이 없다는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 조치를 강요하기 위해 확실한 로드맵, 긴 시간을 갖고 정책을 추진했어야 한다.

소상공인을 위해 카드사가 일정부분 희생을 하고 감수해야 했다면 그 이전에 카드사 경쟁력 제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형 가맹점에 대한 고지와 협조 역시 직접적이고 세세하게 이뤄졌어야 한다. 하지만 당국은 문제가 터져 불씨가 점화하면 뒤늦게 불을 끄는 시늉을 했다. 또다시 다른 일이 터지면 뒷북만 울릴 뿐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명분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향이 무조건적으로 잘못됐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과연 공무원 월급을 줄이고 그만큼 소상공인을 위해 지급하라고 했다면 금융당국에 있는 공무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당국은 현재 대기업과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에서 보이는 행동처럼 카드사와 소상공인 간 수수료 문제를 시장에 맡기고 조율을 하도록 독려했어야 했다.

경제 현상은 도미노처럼 발생한다. 이해관계가 너무 많이 얽혀있어 파장이 상당하다. 그래서 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많이 참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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