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인가 후 3분기 내 영업 개시 및
이르면 연내 MTS 주식 중개도 예상
임종룡 회장의 비은행 강화 첫 단추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증권업에 재진출한다. NH농협금융지주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신호탄이다. 합병 증권사는 지주사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자체 성장과 증권사 추가 M&A 등을 통해 10년 내 업계 톱10 초대형 IB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지주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을 추진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도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포스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 등 절차를 밟아 올해 3분기 내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합병 방식은 인수후 합병이 아닌 인수 없이 직접 합병을 통한 것으로, 인수절차를 생략해 신속성을 확보하고 자금부담도 최소화하면서 증권업에 진출하는 효과가 있다. 포스증권이 존속법인으로서 우리종금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이 존속법인이어야 합병후 증권업 영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포스증권은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 투자중개업 및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타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잠재 부실자산이 없다는 점 등이 특징이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며, 합병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구)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자금부담과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증권업 진출을 앞당겼다”며 “이번 증권사 편입으로 벤처캐피탈·캐피탈·은행·증권·자산운용·PE(사모투자사)·F&I(부실채권 전문투자사)로 이어지는 기업 생애주기별 금융서비스 체제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 기자 브리핑에서 우리금융은 합병증권사의 향후 성장계획으로 ‘IB와 디지털이 강력한 국내 선도 증권사 위상 확보’를 제시했다. 양사 통합법인의 예상 자기자본은 1조2000억원 규모로 시작부터 업권 내 18위권의 중형 증권사로 출발하게 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합병 후 사명으로 이전과 같은 '우리투자증권'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부문에선 기존 우리금융의 강점인 기업금융 네트워크 우위에 기반한 IB(투자은행) 분야서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수개월 이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주식 중개업무 개시 등 디지털 WM 부문의 성장 잠재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종금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그룹 전략에 따라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IB 사업 역량을 강화해 왔으며 지난해 5000억원 유상증자, 최근까지 우수 증권 전문인력 영입, 여의도 본사 이전 등 증권업 진출 기반을 다져왔다.
우리종금은 포스증권 합병 직후 증권앱인 MTS 관련 TF(태스크포스)도 구성할 계획이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업무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는 “포스증권이 올해 1월 ETF까지 론칭하는 등 MTS를 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주식을 언제부터 할 거냐는 오늘 합병 결의를 거치면서 곧바로 TF를 구성해 이르면 올 연말 또는 조금 늦더라도 내년 초에는 런칭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증권은 현재 3,700여개의 펀드 상품만을 판매하는 MTS를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개인고객 28만명, 고객자금 6조5000억원 규모의 리테일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이후에는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앱과 우리금융그룹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고,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그룹수퍼앱 ‘New원’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보험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