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운용사 치킨게임…삼성·미래에셋, 빗나간 '으르렁'?
ETF 운용사 치킨게임…삼성·미래에셋, 빗나간 '으르렁'?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5.10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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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1위 다툼... 이번엔 자산군 다른 점 주목
사진=각 사
사진=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극단적인 가격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미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며 업계 '양강'으로 불리는 이들의 치킨게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날부터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0.0098%로 인하했다. 

투자자가 해당 ETF에 연간 1억원 투자시 운용사가 가져가는 부분이 5만원에서 9800원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총보수 수준은 상장폐지가 결정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러시아MSCI(합성) ETF를 제외하고 전체 ETF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또 앞서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19일부터 ▲KODEX 미국S&P500 토탈리턴(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4종의 ETF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한 바 있었다.

이에 따라 현재 총보수가 낮은 ETF 종목 상위권에는 양사의 ETF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KODEX와 TIGER는 각각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명이다. 

2024년 5월 9일 기준 ETF 상세검색 화면.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2024년 5월 9일 기준 ETF 상세검색에서 총보수가 낮은 ETF 순으로 표시된 화면.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업계는 이 같은 양사의 수수료 인하 행보를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격적인 보수 인하에 나선 삼성자산운용 뒤를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맞불을 놓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ETF 시장규모는 상장종목수 856개와 순자산가치 총액 약 141조원을 보였으며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39.23%로 1위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54%로 업계 2위를 각각 차지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선 점유율이 2020년까지는 50% 이상이었던 반면, 현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점유율 격차를 계속 좁혀오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24년 4월 말 기준 ETF 운용사별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이번에 보수를 인하한 ETF 자산군 유형이 미국 대표지수와 금리형으로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우선 미래에셋운용이 이번에 수수료를 내린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1년물을 추종하는 금리형 상품이다. 

금리형 ETF는 지난해 50% 성장률을 보인 ETF 시장 확대를 주도한 상품군으로 꼽힌다. 시장금리와 변동성이 높아진 장세에서 초단기 자금을 굴리는 수요가 몰린 결과, 과거 20년간 순자산 1위 종목이었던 KODEX200 ETF의 지위마저 끌어내렸다. 

지금도 800여개가 넘는 전체 ETF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1~2위 ETF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로 순자산이 각각 8조원과 7조원을 넘는다. 두 ETF는 CD 91일물 금리 수준을 일할 계산해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특징 등으로 막대한 자금 유입에 성공했다. 

2024년 5월 9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1~10위. (단위:백만원) 자료=한국거래소

올 들어 출시된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는 CD 1년물 금리를 일할 계산해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구조다. 기존 CD금리 ETF보더 만기가 더 길어 은행 1년 정기예금도 경쟁상품으로 삼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당 ETF를 지난 2월 6일 국내최초로 상장했다. 뒤이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23일 KODEX 1년은행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를 내놓는다. 

후발 상품인만큼 KODEX 1년은행양도성증서+액티브는 추가로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이상 상승 시 평일의 경우 0.5%의 하루치 수익을, 휴일 전날의 경우 해당 휴일 일수까지 포함한 수익을 추가로 지급하는 차별화를 내세웠다. 

다만 두 ETF의 순자산은 아직 1조원에 미치지 못 하고, 격차는 약 2200억원 수준으로 미래에셋운용이 앞서고 있다. 여기서 삼성 KODEX 1년은행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0.50%)와 같았던 총보수를 0.0098%로 낮춘 것은 선두를 사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FICC ETF운용본부 팀장은 “금리형 ETF 특성상 보수 등 기타 비용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국내 최저 수준으로 인하되면서 투자자들의 편익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위:백만원) 자료=한국거래소

반면, 삼성자산운용이 수수료를 끌어내린 상품은 S&P500과 나스닥100지수로, 미래에셋운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자산군이다. 현재 TIGER 미국나스닥 100과 TIGER 미국S&P500 ETF는 순자산이 각각 3조원을 넘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TIGER 나스닥100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2010년 10월 주당 1만원에 국내 최초 상장한 상품이다. 해당 ETF는 올 1월 1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하는 등 13년 동안 10배 이상 상승했다. 

원래도 삼성운용의 수수료는 0.02%포인트 더 낮았다. 지난달 인하 이후에는 총보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TIGER 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는 0.07%다. 

당시 하지원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 부사장은 “삼성자산운용은 ETF시장 선도운용사로서 국내 투자자들의 효율적인 장기 적립식 투자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최대 수혜를 제공할 수 있는 미국 대표지수 4종에 대한 보수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 자리를 놓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이 업계의 '윈윈'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ETF 투자자들은 총보수 이외에 기초지수 사용료, 매매비용, 회계감사 비용 등의 기타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에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 5월 9일 기준 나스닥지수 추종 ETF 상위 10위. 자료=거래소
2024년 5월 9일 기준 나스닥, S&P500지수 관련 ETF 순자산 상위 1~10위. 자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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