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우량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꾸준히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인기 ETF 하나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의 한국판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놓고 펀드 운용사 간 각축전이 눈길을 끈다.
3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총 5개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4곳에서 각 상품을 운용 중이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선보이면서 4파전 구도가 시작됐다.
이 상품은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21년 10월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처음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배당다우존스(2022년 11월), 환헤지를 하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가 출시됐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2023년 6월)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순자산은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1조2795억 원으로 가장 크고 신한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6315억 원, 한투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4082억 원, 삼성운용의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2480억 원, 신한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1762억 원 순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경쟁대열에 합류하면서 인기 상품을 둘러싸고 펀드 운용사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지난달 13일 삼성운용은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총보수를 최저가인 0.0099%에 책정하고 분배금을 월말이 아닌 15일에 지급하는 월중배당을 선보였다. 이어 지난주 한투운용이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중 분배금 지급 기준일을 매월 15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시장 관점에서는 특징이 뚜렷한 상품을 찾기 어렵게 됐다. 삼성운용이 최저보수, 월중배당 두 가지를 차별화로 내세웠으나 사실 최저 보수 경쟁력은 크게 두드러진다고 보기 어려워서다. 환헤지형을 제외한 기존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3종의 보수율이 모두 연 0.01%로 이미 낮아 최저-최고 격차가 0.1bp(1bp=0.01%p) 차에 그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 ETF 맨들이 필요 이상의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눈길도 있다. 현재 운용업계는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등 삼성자산운용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등을 역임한 외국계 증권사 출신의 자산운용 전문가다.
반면 후발주자에 대해 선제적으로 견제한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4파전 구도가 형성된 지난달 13일 이후부터 이달 3일까지 각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627억 원으로 가장 크고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323억 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88억 원,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6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들의 미국배당다우존스 상품들은 찰스슈왑의 SCHD와 같은 전략으로 운용해 일명 '한국판 슈드(SCHD)'로 불린다. SCHD는 ‘다우존스 US 디비던드 100’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로 2011년 10월 상장했다.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유동시가총액 5억 달러 이상,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 200만 달러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한 종목을 편입하는 등의 특징이 있다.
종목 구성은 찰스슈왑 홈페이지에서 지난 8월 30일 기준 SCHD 록히드마틴(비중 4.52%), 애브비(4.37%), 블랙록(4.20%), 코카콜라(4.18%), 홈디포(4.12%) 등 경기방어주 비중이 높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는 S&P500 대비 상승은 따라가면서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연간 S&P500 37% 하락했고, 미국배당다우존스는 25% 하락했다. 금리인상기인 2022년 S&P500 지수는 18% 하락했고, 미국배당다우존스는 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