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고 통화정책 전환을 알린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도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삼성자산운용(뉴욕법인)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관련 자료에서 "50bp 인하를 통해 시장의 `정책실패(behind the curve)` 시비를 사전 차단하는 1회성 위험관리 성격의 대응으로 해석한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됐던 가운데 인하 폭 및 근거 해석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연준은 9월 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4.75~5.00%로 인하 결정했다. 이로써 23년 만의 고점이던 기준금리 5.25~5.50%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성명서상 문구는 '최대 고용을 지원한다' 외에는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도 함께 발표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는 하향 조정한 반면 실업률은 상향했다. 점도표에서 연말까지 금리 인하 폭은 직전 25bp에서 100bp로 커졌다. 2025년 추가로 100bp 인하 전망과 2026년 50bp 인하 전망이 반영되며 2026년 말 2.875%로 제시됐다.
종합적으로 연준이 그동안 최우선 목표였던 물가의 안정화를 반영한 가운데 최근의 핵심지표인 노동시장 둔화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대체로 견조한 경제 성장을 전망했다는 평가다.
기자회견 주요 내용을 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0bp 기준금리 인하 배경과 관련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금리 인하가 미국의 경기침체를 우려한 결정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는 평가다.
고용시장에 대해선 현 실업률 수준이 전년 대비 약세이지만 여전히 견조하다고 피력했다. 최근의 실업률 상승(이민자 유입 따른)은 공급 증가에 기인하며 구인건수(수요) 등은 견조해 과거 침체 신호로서의 실업률과는 상이하다고 밝혔다.
주요 기관 의견을 살펴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큰 틀에서 금일 인하 이후에도 시장의 시각을 바꿀 만한 점은 없었다며 오히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BoA는 다만 금일 인하 관련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인하 압력을 연준에 줬다고 생각하는데, 연준의 금번 인하 결과는 향후 유사한 상황이 왔을 때 시장 참가자들이 보다 공격적인 인하를 반영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성명서상 `최대 고용을 지원한다는 문구`가 새로 추가된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큰 변경이 없어 보인다면서 변동성 축소를 위한 50bp 인하로 해석했다. 또 이에 따른 정책 실패 비난을 사전적으로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씨티는 50bp 인하가 연준의 물가 반등 위험이 낮아진 점과 노동 약세 위험 높아진 점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로 본다며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약세는 더욱 공격적인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냈다.
씨티는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125bp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11월 50bp 인하, 12월 25bp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금리 인하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JP모간은 예상대로 50bp를 인하했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금리 인하 배경은 성명서상 물가 둔화가 확인되는 동시 노동 약세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고 제시됐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향후 추가 완화를 시사했지만 시점과 폭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이번 경제전망에서 물가 안정화는 가장 뚜렷하게 제시된 부분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