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엽우피소라는 이물질을 소비자들이 진짜 백수오로 알고 먹은 것에 대해 손해배상의 범위와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본질입니다."
오광균 녹색소비자연대 변호사(36·사진)는 가짜 백수오 환불 사건의 본질을 이렇게 꼬집었다.
가짜 물건을 산 소비자들에게 돈을 돌려 주는 것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속은 것에 대해 손해배상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히려 이엽우피소라는 이물질을 먹은 사람에게 환불은 물론 더 많은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지 않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오 변호사는 가짜 백수오를 판 홈쇼핑 업체의 대응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소비자가 당연히 받아야 할 환불에 대해 가해자인 홈쇼핑업체들이 설왕설래하며 오히려 피해자인 것처럼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 백수오를 무조건 환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체가 환불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 등에 따르면 백수오처럼 '이물질이 들어간 제품'은 무조건 환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홈쇼핑 업체가 내부 규정 뒤에 숨어 원칙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집단소송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내에선 증권 업종 외에는 미국식 집단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선 같은 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두 명 이상 대표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사람도 법원의 판결 내용을 똑같이 적용받는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피해자를 모아 단체소송을 제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오 변호사의 진단이다.
오 변호사는 “피해자도 많고 승소 가능성도 높지만 1인당 피해금액은 기대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소송비용과 입증책임을 부담하면서 1년에서 5년 동안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오는 8일 예고된 홈쇼핑업체들의 가짜 백수오 환불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수오 구매자들과 소비자단체들은 이날 발표될 홈쇼핑 보상안에 따라 법적소송 등 향후 대응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