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무능한 정부와 민간병원 합작품"
“메르스 사태, 무능한 정부와 민간병원 합작품"
  • 유수환 기자
  • 승인 2015.06.05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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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 이은경 연구원 "병원의 수익을 우선하는 의료체계가 문제 확산"

[화이트페이퍼=유수환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감염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신종 인플루엔자) 발병 당시보다 사회적 충격이 크다.

이미 일부 초등학교는 며칠 동안 휴교 조치했다.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는 금융권도 메르스 감염 여파에 초비상이 걸렸다. 환자를 치료해야 할 병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지금까지 모두 41명이 됐다. 격리대상자는 1800여 명으로 늘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우선 초기 대응 실패와 함께 특정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누락시켰다. 이는 신종 플루가 발생했을 당시 병원 정보를 공개했던 이명박 정부와도 대조된다. 보건복지부 권고한 메르스 예방법(낙타와 접촉 자제, 낙타고기 섭취 피하기)은 네티즌들로부터 힐난의 대상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메르스 발병 병원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메르스 사태를 두고 ‘제2의 세월호 참사’라고 한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국내 공중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난 사태라고 한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은경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를 두고 “민간이 좌우하는 국내 보건의료시스템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즉 의료의 공공성보다는 병원의 수익을 우선으로 하는 의료체계가 문제를 크게 확산했다는 것. 

이은경 연구원은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확산될까 두려워 이를 쉬쉬했다”며 “즉 소문이 커지면 병원이 폐업할까 두려웠던 것, 이는 삼성서울병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정부가 공공의료 혹은 응급상황에 대한 의료 체계를 관리하거나 투자하는 비율이 적다”며 “때문에 전염병 혹은 응급상황에 대한 예산 투자 비중이 적기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허둥지둥 할 수 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확산된 까닭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크다고 지적했다. 즉 정부가 초기대응을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 질병관리본부의 안일한 대처로 초기 확진을 미뤘던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더군다나 메르사 감염에 대한 매뉴얼도 부실했던 것.

그는 “전염병은 초기에 환자가 발생했을 때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핵심인데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2003년 사스 바이러스와 달리 중동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때문에 정부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메르스 사태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은 금물이라고 이 연구원은 말한다. 그는 “정부의 무능이 불신을 키운 점은 있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즉 메르스 사태에 대해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은 우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40%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보건의료체계가 부실한 중동에서 발생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그는 “치사율은 정확하게 판명된 것은 없다”며 “중동과 국내 의료 수준은 차이가 있기에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수 환자들 중에는 이미 기저질환이 있던 사람”이라며 “분명 경계해야 하지만 치사율은 10% 이상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메르스는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일종”이라며 “발열 증상이 있을 때는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 2주 동안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에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력이 약하거나 폐나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한의사 출신으로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 2008년부터 의료정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현재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이다. 그는 “환자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건의료정책의 개선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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