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이만교 지음 ㅣ 문학동네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365 글쓰기 훈련]은 글쓰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매일하는 글쓰기 연습장입니다. 오늘은 여름날의 아기자기한 텃밭 풍경을 묘사한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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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풍경
담장마다 호박잎이 어른 손바닥만 하게 자라올라 흔들거렸다. 화단에는 베고니아가 고운 자갈밭처럼 깔렸다. 팬지가 두세 마리의 나비가 교미하는 듯한 모양으로 피었다. 들깨는 내 무릎 높이로 자라올랐으나 담장 위에 다 심어놓았으므로 올려다보면 하늘에 닿아 있는 거대한 고생대 식물 같아 보였다. 상추는 새털구름이 약간 흩어져 있는 하늘을 서툰 대패질로 깎아 모은 것 같이 파랬다. 고추와 콩도 실했다. 바람이 불면 녀석들이 일제히 손을 흔들며 어디론가 떠나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만교의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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