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아이디어 부재로 고민인 사람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 나왔다. 우리나라 '최고 글쓰기 멘토' 임정섭의 <씽킹(Thinking)>(루비박스. 2016)이다.
저자는 이미 글쓰기 관련 베스트셀러 <글쓰기 훈련소>와 <심플>을 통해 “글쓰기도 훈련”이라며 그 훈련법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문화예술위원회 '창의예술기획과정'과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동영상 강좌인 '기획의 달인' 등을 진행한 아이디어맨이다.
이번 책은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대한 훈련법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글쓰기와 아이디어, 창의력에 대한 3종 세트가 완성된 셈이다.
그렇다면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 저자는 ‘직시, 감성, 분석, 조합, 전복, 차별, 통찰, 몰입, 수집’으로 설명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1. 직시: 잘 보라! 생각은 관찰로부터 나온다. 2. 감성: 느껴라! 예민한 감각을 지녀라. 3. 분석: 쪼개라! 생각의 지름길은 분석이다. 4. 조합: 합하라! 세상은 편집이 만든다. 5. 전복: 엎어라! 비틀고 뒤엎으면 풀린다. 6. 차별: 다르라! 차별화로 놀라게 하라. 7. 통찰: 뚫어라! 본질을 꿰뚫어라 8. 몰입: 미쳐라! 내 안의 호수로 몰입하라 9. 수집: 모아라! 아이디어 수집광이 되라.'
저자가 제시하는 훈련법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깨닫게 하고 방안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섯 번째로 설명한 ‘전복’편에서는 허를 찌르는 기발한 전략이 나온다.
"한 노신사가 길거리에서 강도를 만났다. 얼굴과 몸을 얻어맞고 금품을 빼앗겼다. 그 물건 중에 명품 시계 ‘위블로Hubolt'가 있었다. 강도에게 폭행을 당했으니 경찰서나 병원에 가야할텐데 노신사는 위블로 사에 전화를 걸어 말했다. “당신네 시계 광고를 찍자.” 그런 다음 자신의 멍든 얼굴을 사진 찍고 아래 문구를 적어 보냈다.
“See what people will do for a Hubolt(누군가 위블로를 갖기 위해 한 짓을 보라).”
강도들이 명품 위블로를 얼마나 갖고 싶었으면 그런 짓을 했겠느냐는 이야기다. 이 광고는 유럽의 유명 신문에 실려 큰 화제가 됐다. 이 일화의 주인공은 자동차 경주 F1의 운영사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버니 에클레스턴 회장이다. 강도를 당했는데 이런 상황을 뒤집어 광고를 낼 생각을 하다니 정말 못 말리는 아이디어맨이다." (151~152쪽, 일부 수정)
이와 함께 저자는 글의 말미에 훈련 과제로 “지금부터 모든 것을 뒤집으라. 앞에 컵이 있으면 주문을 외우자. “이 컵은 컵이 아니다.” 그러면 컵의 새 용도가 들어날 것이다”라고 제안한다. 그가 책의 매 꼭지마다 제시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면 창의력이 쑥쑥 올라갈 것은 자명하다. 다년간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글쓰기와 기획력, 창의력 강의를 해온 저자의 경험이 담겨있는 덕분이다.
이 밖에도 책에는 문학과 예술, 과학과 인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도 풍성하다. 핵 쓰레기 매립지 아이디어나 손정의의 낱말 조합 실험, 역설 문제 해결하기, 명화에서 상징 찾기, 패턴 및 법칙 발견 훈련, 자신을 은유하거나 추상화하기 등이다. 이는 저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깊이 있는 독서를 해왔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대표 글쓰기 강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글도 참 좋다.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고민인 사람들에게 3월의 봄비와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