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최근 통제 불능인 아이 행동을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이 많다. 그만큼 훈육은 어렵고, 대처에는 미숙한 부모가 많다는 방증이다. <폭군아이 길들이기>(길벗.2015)는 통제 불능의 폭군아이 밑에서 시달리는 ‘신하부모’가 꼭 봐야 할 책이다.
양육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다. 또한, 아이를 사랑하는 부분만 포함하지 않는다. 교육과 애정이 양립할 때 도덕성을 갖춘 바른 아이로 성장한다. 책도 이를 강조한다. 대체 어떤 아이들이 폭군아이 일까. 책에 따르면 이런 아이들이다.
‘어린 왕(왕 노릇 하는 아이)은 대부분 가정에 존재한다. 이 아이는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응석받이이자 애정결핍도 없다. 그러나 폭군아이는 좀 다르다. 폭군아이는 다른 사람들, 특히 부모를 지배한다. 의도치 않게 폭군아이가 되거나, 방임형 부모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아이도 있다. 또, 어리지만 진정한 전제군주임이 분명한 아이도 있다’(9쪽)
한마디로 대상이나 상황을 고려치 않고 자신의 기분대로 남을 지배하려 드는 아이를 일컫는다. 징징거리기, 까탈 부리기, 화내기 등의 강압행동부터 과잉행동으로 어른들을 겁주거나 권위에 도전하고 때론 상대를 도발하며 함정에 빠뜨리는 아이들이다. 학교에서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교사와 친구들 사이에 잦은 갈등의 원인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가지려’는 행동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모든 속박과 제약을 거부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놀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약 스포츠 활동 같은 즐거운 상황에서의 욕구좌절, 즉 상대방 수비나 승패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면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학교생활의 압박은 더 어렵다.
또한 스트레스를 자기 주변에서 풀고 이런 아이의 행동으로 부모는 점점 죄인이 된다. 가족 간의 다툼은 정해진 절차다. 아이에게 항복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사춘기로 가면 절대권력이 절정에 이르러서다.
책은 아이를 어른 세계의 희생양으로만 바라보며 일탈적인 행동을 수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해야 할 것은 아이가 도를 넘는 행동, 적절하지 못한 요구 및 일탈 행동을 할 때 당당하게 ‘NO!’라고 말하는 것이다. 적절한 제제를 통해 ‘좌절’을 대처하는 경험을 가르쳐야 한다.
과한 사랑과 방임은 부모의 객관적 시선을 가리고 많은 문제를 만든다. 얼마 전부터 등장한 ‘노 키즈 존(No Kids Zone. 어린이 출입 제한 구역)’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변을 힘들게 하는 아이로 고민이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