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김시은 인턴기자] 오늘은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다. 공교롭게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소년이 온다>(창비.2014)를 펴냈던 소설가 한강이 어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창비.2014)로 그날의 잔혹함과 희생을 회고했다.
1980년 5월. 열다섯 살 ‘정대’는 시위대 행진을 하다가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죽는다. 공장에서 일하며 정대를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역시 행방불명된다. 한강은 이 남매의 이야기로 국가 폭력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무너뜨렸는지 이야기한다.
키가 자라고 싶었지. 팔굽혀펴기를 마흔 번 연달아 하고 싶었지. 언젠가 여자를 안아보고 싶었지. 차디찬 방아쇠를 기억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57~58쪽) 일부 수정.
정대와 함께 행진하던 친구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후 도청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매일 같이 시신을 나르고 수습하며 희생된 혼을 위로한다. 그러던 중 5.18 이후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동호는 경찰에 연행 돼 끔찍한 고문을 받게 된다. 끔찍한 고문을 받은 그들은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한강은 이 소설로 아직 아물지 않았을 그들의 상처를 함께 보듬자고 말하는 듯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억울한 영혼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79쪽) 일부 수정.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인 오늘 가슴으로 읽는 소설을 한번 펼쳐 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