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사장 없이 직원들끼리 운영해 대박 난 한정식집이 있다. 바로 예담 한정식이다. 연 매출 5억 원을 올린 이곳은 15평짜리 한정식집으로 사장의 관리 없이 직원끼리 일해 성공한 가게다.
<내 가게로 퇴근합니다>(한빛비즈.2016)는 이런 말이 안 될 것 같은 실험적 운영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설계한 한 직장인 사장의 대박창업 비결을 담은 책이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직장 의존적 삶에 회의를 느끼고 삶의 문제를 진단했다. 저성장으로 월급은 더는 ‘생산적인 돈’이 아니라 잠깐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불임의 돈’이 됐고, 월급만으로는 늙어서도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토대가 되지 못한다는 현실을 마주했다.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 회사에 다니며 식당 사장으로 분할 수 없던 그는 아내를 사업자로 내세우고 사외 이사로서 사장 없이 직원들끼리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업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운영하는 것처럼 가게 직원들에게 운영을 맡기는 구조다. 가능할까.
그는 이익배분제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목표 이상의 이익을 달성하면 결산을 통해 초과 수익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제도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저자는 과감하게 투명한 방식의 매출 인센티브제도를 설계하고, 창업 멤버들 채용 면접에서부터 제안했다.
가령 가게가 흑자로 운영되기 위한 최소 매출이 월 2천만 원이라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매출부터 매출액의 10%를 월급과 별개로 두 직원에게 배분하는 연봉 계약서를 작성한 것. 게다가 3개월 단위로 인센티브를 지급해 성취의 맛을 느끼도록 제도화했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그의 기대는 적중했다.
15평의 작은 가게가 연 매출 5억 원을 초과하는 음식점이 된 것. 그해 직원들은 대기업 부럽지 않은 급여와 보너스를 챙겼다. 책에 따르면 이제 장사가 안된다 싶으면 직원들이 먼저 나서서 프로모션이나 서비스 개선, 메뉴 개발을 기획하고 제안한다. 때론 매출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이 광고비용을 쓸 것을 사장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책은 평범한 직장인이 창업을 준비하고 무인사장 가게 운영이라는 실험적인 시스템을 위해 철두철미하게 준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스템만 가진 예비 창업자가 유령회사와 다름없는 회사로 직원을 뽑는 과정, 그 가운데 뜻을 함께한 주방과 홀 담당 직원들과 창업 준비, 손님맞이 가상훈련, 직장인은 모르는 자영업의 진실 등 창업과정 전반을 쏟아냈다. 자영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거쳐야 할 책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