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서재> 정여울 지음 ㅣ 천년의 상상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관계 맺기는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닮았다. 관계가 좋은가 싶다가도 어느 순간 뒤틀려 있다. 좋았던 사람이 원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관계는 살면서 자주 부딪히는 문제다.
정여울 작가는 감성 산문집 <마음의 서재>(천년의 상상.2013)에서 관계에도 여백, 즉 비무장지대(DMZ)가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공간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관계의 빈 공간'이 필요하다. 이 빈 공간에서만은 갈등을 드러내지 않고,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도 서로 다가가고 만나는 것이 가능한 마음의 중간지대를 마련하고 싶다. 가족, 연인, 친구사이에도 이러한 관계의 여백이 필요하다. (중략) 사랑하는 이들끼리도 각자의 사유와 고독한 비밀의 공간을 남겨줄 수 있다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눈부시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184쪽
시시콜콜한 것까지 상대와 공유하는 것은 고문일 수 있다. 친밀한 사이일수록 마음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 아닐까. 친밀감이 지나치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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