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롯불에 달군 돌로 유과를 부풀리는 모습(사진=화이트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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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설을 대표하는 음식 유과.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하고 찐득하고 달콤하고 사르르 녹는 맛에 마음까지 설렌다.
경기도 청운면 신론리 산골마을에 오랜만에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곽옥신(79) 할머니가 전통 유과 만드는 법 전수를 위해 20년 만에 귀한 유과를 만드는 특별한 날이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유과가 아닌 화롯불에 달군 돌로 유과를 만드는 귀한 시간이었다.
할머니는 20대부터 40대까지 유과를 만들었다. 그 시절엔 냇가에서 자잘한 돌을 주워다 무쇠후라이팬에 달군 열로 바탕(말린 찹쌀 반죽)을 부풀렸다. 기름이 귀한 시절에 어머니들이 생각해 낸 지혜였으리라. 할머니는 밤새 유과를 만들어 머리에 이고 5일 장에 내다 팔았다. 그 돈으로 생계를 이었다. 유과 만드는 일은 척박한 두메 산골에서 어머니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돈벌이었으리라. 할머니는 지금은 양평손두부를 만들며 전통 음식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유과는 과줄, 산자로도 불린다. 만들기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들지만 사랑과 정성이 느껴지는 과자다. 올 설에도 유과 한 입 베어 물고 마음의 근심도 스르르 녹여낼 수 있기를 바래 본다.
사진.자료제공: 지현숙 전통발효식품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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