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포토+] '숨은 본질 찾기' 독특한 ‘엑스레이 아트(X-ray art)’
[WP포토+] '숨은 본질 찾기' 독특한 ‘엑스레이 아트(X-ray art)’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7.06.24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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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엑스레이 맨 닉 베세이’전
▲ 거대한 보잉777을 피사체로 한 닉 베세이의 대표작 'Plane in hanger' (사진=정미경기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엑스레이 아트(X-ray art)’? 다소 생소하다. 엑스레이는 약 120여 년 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Wilhelm Roentgen, 1845~1923)이 우연히 발견했다. 이것은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예술분야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병원이나 공항에서 하는 엑스레이 촬영과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사진도 그 중 하나다. 이는 바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외에서는 이미 예술뿐만 아니라 상업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 국내 첫 사진전 '엑스레이맨 닉 베세이전' 개막일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중이 닉 베세이(중앙) (사진=정미경기자)

엑스레이 아트의 세계적인 거장으로 알려진 ‘닉 베세이(Nick Veasey, 1962~)’의 작품 전시가 지난 22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5개의 섹션으로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전시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그가 직접 한국을 찾아 전시 개막일인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영국 출신의 엑스레이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인 닉 베세이는 20여년에 걸쳐 만들어낸 작품을 통해 표면 속에 감추어져 잘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방사선을 취급해야 하는 그의 작업은 다소 위험하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는 현대인들을 피상적이라며, 대상의 본질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 자연에 대한 경외를 주제로 꽃을 환상적으로 표현한 2관 (사진=정미경기자)

전시장 1관은 운동화와 전화기, 오토바이, 거대한 항공기 등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물들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모두가 엑스레이로 촬영한 것이어서 색다르다. 특히 그의 대표작 ‘Plane in hanger'(2001년작)는 거대한 보잉777을 촬영한 것으로 항공기의 구성품을 하나씩 촬영한 후 500개가 넘는 이미지들을 합쳐 만든 것이다.

2관은 자연에 대한 경외를 주제로 꽃들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모습을 전시했다. 평면 사진을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해 마치 꽃송이가 춤을 추는 듯 신비롭고 아름답다.

다양한 인체 구조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3관에서는 다소 ‘섬뜩한 방법’을 이용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사망한 사람의 실제 시신 '프리다(Frieda)'로 촬영한 것이다. 시신이 사후 경직이 진행되는 8시간 이내에 촬영한 것이어서 다소 놀랍다. 작품 버스 ‘Bus’(1998년작) 속 사람들은 모두 같은 사람이다. 즉 1구의 시신을 사용해 완성한 것이다. 이 작품은 뉴욕 근교의 정형외과 홍보를 위한 광고사진으로 맨해튼을 오가는 통근버스에 부착되었다가 사람들의 항의 때문에 1주일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 사망한 사람의 실제 시신(프리다, Frieda)을 이용해 촬영한 작품 'Bus' (사진=정미경기자)

패션을 소재로 한 4관에서는 현대인의 소비에 대한 물음과 함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가 사람의 권력과 지위를 대변하는 현시대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다.

‘시각의 전복’이라는 주제의 5관에서는 닉 베세이의 2017년 신작을 볼 수 있다. 그가 영국 런던의 대표 미술관 빅토리아 앤 앨버트(The V&A Museum)와 협업한 ‘발렌시아가 프로젝트(Balenciaga Project)’ 작품이다.

▲ '피상적인 소비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에게'란 주제의 4관 (사진=정미경 기자)

각 전시관 마다 사진작품들 뿐만 아니라 닉 베세이가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을 상영해 주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다소 생소하면서도 독특한 엑스레이 아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8월 27일까지 개최된다.

▲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프로젝트(V&A Project)의 작품과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닉 베세이(왼쪽 모니터) (사진=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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