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은 사람 이야기> 이민정 지음 | 바다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화재로부터 몸을 지켜주기도 하고 강도의 칼을 막아내며 총에 맞아도 멀쩡하다는 신비한 속옷이 있다. 바로 모르몬교도의 속옷이다.
옷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옷 입은 사람 이야기>(바다출판사.2013)에 따르면 메리어트 호텔의 창업주 빌 메리어트와 2012년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선 미트 롬니도 이 속옷을 입었다.
웃옷과 아랫도리가 붙은 일체형의 이 속옷은 모르몬교도만 입을 수 있다. 일체형 속옷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용변을 볼 때마다 허물 벗듯 벗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남성들보다 여성들의 불편함이 더욱 크다. 속옷과 피부 사이에 어떠한 것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교리로 팬티나 브래지어를 속옷 밖에 착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가 뭘까.
이들은 모르몬교의 속옷이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신도로 하여금 맹세를 잊지 않게 하는 역할이었다. 또 유혹과 악령으로부터 지켜준다는 영적인 효능만을 강조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화제나 범죄 등 물리적인 방어 능력까지 갖췄다고 믿게 됐다.
가령 보통 사람들이 넘어져 손을 다쳤다면 ‘운 없이 손을 다쳤다’고 생각할 때 이들은 ‘속옷이 보호해 주어 다행히 손만 다쳤다’고 생각한다. 모르몬교들에게 속옷은 신의 가호를 상징하는 물건인 셈이다. 현대에 들어서 위아래가 분리된 투피스 속옷이 나오는 등 편의를 위한 배려가 있지만, 브래지어를 속옷 위에 입어야 하는 교리는 여전하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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