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한동안 인공지능으로 인해 없어지는 직군과 살아남는 직군을 정리한 리스트가 주목받을 정도로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했다. 그런데 전문직조차 불안해해야 할 만큼 기술혁신의 속도는 빨라지면서 이에 따라 전문직도 양상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가령 의사의 경우 전문직의 이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년 전의 수익과 10년 전의 수익, 현재의 수익을 따져보면 점차 줄고 있다. 아직 보통 직장인보다 수익도 많고 대우도 좋지만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분다. 옛날에 보건소 같은 공공 부문에서 의사를 채용하려면 지원자가 없어 고전했지만, 지금은 자리가 없어서 경쟁이 심한 상황만 보더라도 과거와 크게 다르다.
그런가 하면 의료계도 ‘K팝 스타’나 ‘쇼미더머니’ 같은 오디션 흐름을 따라야 할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최근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한 대형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예로 보면 전문직의 새로운 양상을 알 수 있다.
최근 의료계는 CT나 MRI 사진에서 자동으로 암세포를 찾아내는 인공지능 기반 의료 영상 판독 연구가 한창이다. 병원에도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원이 있는데 풀리지 않는 몇몇 연구 영역 때문에 콘테스트 형태의 대회를 개최했다.
의료 영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을 찾는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문제를 제시했다. 졸속으로 추진된 데다 기한도 1개월로 무척 짧고 병원 연구원조차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기에 기대도 없었다. 예산도 부족해 상금도 적었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참여한 팀만 100팀이고 문제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풀어냈다. 개중 몇 팀은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어서 바로 임상시험에 들 수 있을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스타트업 회사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대부분 의료 분야 전문가도 아니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입상자들은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아 연구결과를 제품화하기까지 했다. <미래가 원하는 아이>(메디치미디어.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일부 수정
저자는 의사라는 직업도 점차 양극화될 거라 전한다. 의료혁신의 최전선에서 계속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극소수는 큰 부를 얻지만, 대다수는 경쟁이 치열해져 점점 더 힘들어질 거라는 견해다. 나아가 실력 있는 파트너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결과물을 함께 나누는 구조가 올바른 길이이며 점차 변화할 거라 내다봤다.
책은 인공지능 박사인 저자가 자신의 딸을 포함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일러주는 육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