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유명 동화 주인공 신데렐라는 무도회에서 유리 구두 한 짝을 잃어버렸다. 아무리 동화라지만, 유리 구두를 신고 자정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춤을 추는 게 가능할까. 정말 유리 구두일까.
구두를 신어 본 사람이라면 알 테지만, 딱딱한 유리 구두 속 두 발은 진물은 기본이고 여기저기 까지고 눌린 탓에 엉망이었을 터다. 신데렐라는 세계적으로 조금씩 다른 내용으로 전해진다. 대개 무도회에서 유리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린다는 내용의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쓴 동화집 <머더구스 이야기>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샤를 페로의 책 이전 신데렐라 이야기에서는 유리 구두가 등장하지 않는다. 신데렐라의 구두는 유리가 아닌 털가죽으로 만든 신이었다. 털가죽을 뜻하는 옛날 프랑스어는 ‘vair’인데 유리를 뜻하는 ‘verre’와 발음이 같다.
<위대한 발명의 실수투성이 역사>(보물창고.2018)의 저자는 샤를 페로가 300년 전에 프랑스어로 신데렐라를 썼을 때 두 단어를 혼동했을 거라고 전한다. 신데렐라가 수백 년간 유리 구두를 신어야 했던 사연이다. ‘그럼 그렇지!’ 싶다가도 유리 구두 대신 털가죽을 대입하니 왠지 신비로움이 반감된다.
책은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와 사고로 우연히 탄생한 발명품에 관해 다뤘다. 형태가 자유롭고 다양한 곳에 쓰이는 미국 최고 인기 장난감 실리 퍼티부터 원반던지기로 알려진 프리스비가 사실 빈 파이 통이었다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발명 이야기가 펼쳐진다. 초등대상 책인 만큼 짧고 간략하게 서술해 읽기에 부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