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가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농가 지출을 상쇄할 정도로 농·축산물 판매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와 폭염·폭우 여파로 계란과 과채류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휘청였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농가판매 및 구입가격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교역조건지수는 107.8로 1년 전보다 4.0% 상승했다.
농가교역조건지수는 농가의 채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농가판매가격지수를 농가구입가격지수로 나눈 값이다.
100 이상이면 농산물 판매가격이 농업용품, 임금, 농기계이용료 등 농가가 농사를 짓기 위해 지출한 비용보다 높다는 뜻이다.
농가교역조건지수는 2011년부터 7년째 100을 넘긴 했지만 1~2년에 걸쳐 등락을 거듭해왔다.
농가판매가격지수는 119.8로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이는 2012년 9.2%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청과물이 1년 전보다 10.1%나 폭등했다. 축산물(4.6%)과 곡물(0.1%)도 일제히 올랐다.
품목별로는 계란(53.7%), 고추(40.5%),감귤(29.9%), 사과(25.1%), 딸기(22.1%), 포도(18.4%)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농가구입가격지수는 111.1로 1년 전보다 1.6% 올랐다.
농업노동임금(4.5%)과 농기계임차료(1.5%) 상승 영향으로 농촌임료금이 1년 전보다 4.3% 올랐다. 가계용품(2.1%)과 농업용품(0.5%)도 모두 상승했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작년에 농가의 농축산물 판매 가격(수입)이 지출보다 상승 폭이 더 커지면서 농가 소득이 다소 좋아졌다"면서 "(달리 말하면) 서민들의 농축산물 물가 부담은 더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