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4명 '태움' 경험...폭언·폭행 70% 넘어
간호사 10명 중 4명 '태움' 경험...폭언·폭행 70% 넘어
  • 이예슬 기자
  • 승인 2018.02.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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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 남구 동명대 중앙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에 참가한 간호학과 4학년 학생 81명이 촛불 의식을 하고 있다.
22일 부산 남구 동명대 중앙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에 참가한 간호학과 4학년 학생 81명이 촛불 의식을 하고 있다.

간호사 10명 중 4명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태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보건의료노조가 지난해 12월18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약 2개월간 6094명의 간호사를 상대로 조사한 '의료기관 내 갑질문화와 인권유린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41.4%(2524명)가 태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움이란 간호사 사회에서 선배가 후배를 무섭게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이 용어가 나왔다.

 욕설이나 모욕적 언사, 험담, 무시, 비하 등 폭언을 들은 간호사는 65.5%(4000명)에 달했고 폭행을 당한 이들도 10.5%(641명)였다. 성희롱과 성추행 등을 경험한 간호사는 13.0%(794명)로 집계됐다.

 간호사들의 근로조건도 열악했다. 휴게시간을 100% 보장받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5.9%(361명)에 불과했다. 전혀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54.5%(3321명)이나 됐고 식사시간을 100% 보장받는다는 간호사는 11.3%(687명)에 그쳤다.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이번 실태 조사로 확인된 셈이다.

 처우 문제도 심각했다. 시간 외 근무를 하고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72.7%(4433명)가 일찍 출근하고 퇴근시간에 퇴근하지 못하더라도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는 시간 외 근무를 하고도 근무수당 신청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가 28.3%(1722명)나 됐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에게 인력은 비용이지만 환자에게 인력은 안전이고 생명"이라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직무스트레스, 태움 때문에 70.1%의 간호사가 이직 의향을 갖고 있다는 현실은 그만큼 환자들이 의료사고와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규간호사 33.9%가 1년이 되기도 전에 못 견디고 이직하는 처참한 간호현장을 방치한다면 심각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최대 피해자는 환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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