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교회 형성
민족교회 형성
  • cwmonitor
  • 승인 200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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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선 재 박사 예일신학대학 총장, 경실련 고문 전 강원대 총장, 예장통합 목사


기독교가 한국에 들어온 지도 이제 백십 년을 넘어섰다.
초창기 미국선교사들이 복음을 들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우리나라가 주변 열강들의 세력확장의 각축장이 되었던 때여서, 세계문명에 접촉이 없고 오랜 잠 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우리는 밀려드는 강대국 세력들의 틈에서 시달리던 때였다.

서양의술과 근대교육을 앞세운 선교사들의 모습을 접한 우리는 기독교를 일종의 개화운동으로 받아들였다.
개화와 구습타파, ‘신식’으로 사는 법을 강조하는 종교에서 민족의 살 길을 찾았다.
1910년 한일합방이 되면서 기독교는 일제침략에 저항하는 세력으로서 구국운동의 선봉대 구실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예수 믿는 일은 애국운동이요, 항일운동이요, 독립운동과 동의어로 여길 정도로 기독교는 민족의 운명과 함께 하였다.

그래서 초기 기독교는 민족교회로 하나를 이루었다. 전덕기 목사, 이상재 선생, 윤치호 선생, 조만식 선생 등 지사와 애국자들이 교회로 모였다.
3·1 운동도 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3·1의 민족적 함성이 일제의 총칼에 침묵하면서, 가혹한 식민지 정책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독립투사, 애국지사들이 박해를 피해 망명하게 되거나 남아있는 자들은 투옥되어, 일제 치하의 한민족은 바빌론에 사로잡혀 간 유대백성과 흡사한 신세가 된다.

이 모진 고난의 시대에도 교회는 민족과 함께 하는 ‘민족교회’로서 그 사명을 감당하였다.
당시 구미의 여러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 식민지를 세계 도처에서 확장하면서 힘이 없는 나라들을 강점하고 있을 때 한국도 대세에 밀려 결국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기독교 선교적 측면에서 보면 다행한 일이었다.

그 이유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들이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는 서구 제국의 식민지가 됨으로써 그들 나라들의 모든 장원을 수탈해 가는 착취국이 기독교 국가라는 인식 때문에 이들 나라들이 독립을 쟁취했을 때 서구 제국과 더불어 기독교도 축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기독교 국가들에 대한 반감이 없었고, 오히려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한민족의 항일 독립운동을 기독교가 도왔다고 하는 사실이 한국 선교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한민족은 기독교를 자주적으로 수용하였으며, 교회와 민족은 하나가 될 수 있었고, 외래 종교로 치부되던 기독교가 3·1운동을 경과하면서 민중운동과 맥을 같이 하게 되었다.
우리의 초기 기독교는 이와 같이 민족교회로 출발하였던 것이다.
6·15 남북 공동선언을 계기로 민족통일의 전환기를 맞이한 이 시점에서 필자가 무슨 이유로 새삼 ‘민족교회’ 형성을 운운하는 것일까?
그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 민족이 하나되기 위해서는 교회부터 하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의 기독교는 우리 민족과 운명을 함께 한 ‘민족교회’로 출발하였다는 것을 명심하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나 21세기에 한반도의 주인은 한민족이 되어야 한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 예수민족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도 이 민족은 ‘민족교회’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만 하나된 조국―민족통일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반세기의 분단과 분열을 말끔히 씻어내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서 나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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