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 수련회
성가대 수련회
  • 유양업(전선교사 시인 수필가 시조시인)
  • 승인 2019.09.3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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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을, 단풍 구경을 다녀온 손형진 성가대원이 감격에 넘친 밝은 표정으로 환히 웃으며 다가와 했던 말이 뇌리 안에 멎었다.
  “사모님, 3일 전에 스모키 마운튼을 갔다 왔어요. 자연 풍경이 사 계절 모두 좋지만 가을 단풍은 환상적이에요. 꼭 한 번 가 보세요. 미국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국립공원인데요, 연간 1천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줄을 잇는대요,”

그래서 미국의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튼 국립공원(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은 관심이 있었다. 원래 원주민(Cherokee Indian)의 본거지로 16세기 중반 유럽인들과 접촉하기까지 이곳에 살았었다. 그러나 18세기~19세기 초 백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1830년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미국 7대 대통령(1767.3.15.~1845.6.8.)이 인디언 이주법(Indian Remeval Act)에 서명하므로 1838~1839년에 미국합중국의 강제 이주령에 따라 인디언들은 2000km 떨어진 미시시피 강 서쪽 지금의 오클라호마(Oklahoma) 허허벌판으로 강제 이주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떠났지만 소수의 인원이 떠나지 않고 체로키족의 유명한 지도자 Tsali의 인솔하에 숨어 지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이란다.

그들이 고향을 떠나면서 부른 노래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였단다. 작곡자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1779년 영국 성공회 사제인 존 뉴턴 신부가 작사를 했다. 그들은 미국 기병대에 이끌려 피눈물을 흘리며 떠난 피난길을 미국에서는 눈물의 길(The trail of tears)이라고 했다. 맨몸으로 쫓겨나 추운 겨울 맨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고 결국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1만6천 명의 부족 중 4천여 명은 도중에 목숨을 잃었다. 이 노래는 죽은 이들을 땅에 묻으면서 그들의 명복을 빌었고 살아남은 자들에게 힘을 얻게 하기 위해 불렀다고 했다. 찬송가에 실려진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이 노래는 우리 한민족이 애국가를 부른 것처럼, 지금도 체로키 인디언들은 애국가처럼 부른단다.

우리가 미국 방문 중 그 기간에 차타누가 한인교회 찬양대 수련회를 2박 3일(2019.5.26.~28) 이곳에서 갖는다고 하며 성가대 발성법 특강을 해달라는 아들 문은배 담임목사의 부탁이 왔다. 5년 전에도 토요학교의 프로그램에 여선교회의 연중 계획에 1학기 동안 성악 발성법을 시간에 넣어 관심 있는 분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발표 겸 연주회도 가졌던 생각이 났다. 마침 스모키 마운튼은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관심과 기대도 되었다.

문은배 담임 목사(큰아들)의 차로 남편(문전섭 목사)과 며느리, 두 손녀와 함께 네비게이션을 켜고 집을 나섰다.
  오월의 맑은 햇살은 눈부시고 차창가로 보여 온 파란 하늘에 두둥실 흘러간 뭉게구름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장엄한 산맥을 이은 산길의 우람한 갖가지 나무들은 온산을 연둣빛 초록색으로 옷 입어 신선한 공기를 내품어 주었다. 이 나무들이 가을이 되면 오색찬란한 단풍잎으로 갈아입을 때 참 장관이겠구나  싶어, 그녀의 말이 되새겨졌다.

2시간쯤 지나 높은 산기슭에 붉은 목조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네비게에션은 신통하게도 그 높은 산골 속 아름다운 펜션 건물 앞에서 도착 했단 신호로 깃발을 날렸다. 우리들을 쉬게 할 이 펜션은 굽이진 계곡들이 안개 자욱한 경관들로 꽃구름으로 둘러싸인 작은 궁처럼 보였다. 안개가 자욱하다고 하여 스모키 마운튼이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럴 만한 경관이었다.
  성가대 대장인 이상춘 장로와 이재옥 권사(부부)는 수고가 무척 많았다. 많은 음식을 사랑 가득 담아 넘치토록 손수 준비하고, 미리 도착해서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목조 건물은 윗층이 식당과 세미나실, 침실, 아래층은 운동과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침실, 맨 아래층엔 수영장, 옆에 따뜻한 스파장이 있어 손녀들과 함께 즐기기도 했다.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숲속 펜션에서 이재옥 권사의 대단한 요리 솜씨와 사랑으로 준비해 온 푸짐한 저녁으로 30여 명은 즐거운 친교 시간을 갖었다. 식후에는 이상춘 성가대 대장의 격조 높은 인사말과 격려, 주의 사항도 들었다. 이어 담임목사는 하나님께 성가대의 사명 의식을 더욱 고취시키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는 메시지 역시 뜨겁게 전달되어 부흥집회의 열기로 심금을 울렸다.  
  다음날 내 차례가 되어 먼저 준비 해간 유인물을 나눠 주고 ‘주님을 찬양 합니다’를 준비 찬송으로 부르고 ‘성악의 기능적 훈련’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인체 내의 여러 장기를 설명한 후 호흡법에 대하여 올바른 숨쉬기와 호흡기관, 횡경막 근육의 활동, 들숨과 날숨에 대하여 설명했다. 마치 든든한 호흡의 공급이 없이 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은 마치 원료가 없는데 제품을 만들어 내려는 원리와 같으므로, 원활한 호흡의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서 관계되는 근육 훈련을 했다.

호흡의 조절을 위해 꼭 필요한 복부 근육과 횡경막 근육의 달련을 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힘이 없고, 윤택하지 않고, 호흡의 지탱도 어렵고, 음역을 확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도 많은 연습을 하도록 하고 실습에 들어갔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호흡법을 연습해 볼까요, 등을 곧게 펴고, 가슴은 높게, 두 발을 약간 벌림과 동시 한 발은 다른 발보다 앞에 놓고, 어깨는 올리지 말고, 편안하게 내리세요, 배는 안으로 넣으시고, 복근, 등 근육, 늑골(갈빗대)을 확장 시키면서 순간에 깊이 숨(들숨)을 들어 마십니다. 늑골 허리 둘레를 전체적으로 확장하세요. 양 손바닥을 늑골 갈비뼈위에 부착시켜 늑골이 확장 되는지 진단해 보세요. 이제 확장된 상태에서 밖으로 내쉰 숨(날숨)에 조금씩 절제된 ‘쉬...’소리를 내면서 복근, 등근육, 늑골을 끌어당기면서 25까지 천천히 속으로 세면서 밖으로 내보내세요. 이때 복부에서부터 위쪽으로 이동하는 느낌이 들어야 됩니다.”

노래를 시작할 때도 위의 방법으로 호흡을 폐에 가득 넣고 시작해야한다. 이러한 호흡법을 반복 연습하도록 했다. 대원들은 호흡이 30까지 길게 된다며 서로 바라보고 깔깔 웃으며 흥미를 갖고 열심히 임했다,
  “쉽게 예를 든다면, 납작한 고무풍선에 조그만 입구를 통하여 공기를 가득 넣으면 둥그렇게 팽창이 되어 단단해지지요.(들숨= 복근, 횡경막, 등 근육, 늑골 허리둘레가 팽창해짐) 다시 풀어 놓으면 ‘삐비비비’하는 소리를 내면서 공기가 빠지고 원위치로 됩니다.(날숨=‘삐비비비’ 하는 소리는 가사를 실은 노래 소리와 같음) 즉 들숨에 호흡을 가득 넣고 날숨에 노래 가사를 실어 보내는 원리와 같습니다. 또 소리는 모든 화살이 앞으로 나가듯 밖으로만 나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인체의 공명강 기관에 대해 설명을 했다.
  “유인물에 그림을 잠간 보면서 설명을 들으세요. 우리 얼굴 속에는 공명강이 있지 않아요. 전두동, 사골동, 상악동, 접형골동 각각 2곳이 있고 비강 공명도 있지요, 가슴을 공명체로 사용하는 저음, 비강 부비동을 공명체로 사용하는 중음, 척추의 뼈대를 통해 소리를 머리 위쪽으로 보내어 상 인두를 사용해서 두개골 자체를 울리는 두성을 내는 고음들이 있어요. 가장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공명강은 구강과 인두강(목구멍)인데요. 인두는 코의 뒷부분에서 성대의 윗부분으로 이어지는 긴 튜부처럼 생긴 공간인데, 성대의 진동으로부터 생긴 음파는 인두를 제일 먼저 통과하여 음의 색깔이 생기고 소리가 커집니다.”
고음과 중음 배음을 실습하고 고음의 공명 처리를 향해 잠깐 실습을 했다.

“노래할 때 입은 하품하듯 연구개와 목젖이 올라가도록 상 인두의 공간을 최대한 넓혀 주어야 하며 특히 고음을 낼 때 목과 어께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됩니다. 아래쪽 골반 부위에 힘을 가해 주면 등줄기를 타고 공명강을 통하여 성대의 울림이 위로 향할 때 이마에 있는 전두동 쪽으로 소리가 모아지면 소리에 힘이 있고, 탈력이 붙고, 맑고 깨끗하게 앞으로 쭉쭉 뻗어 나가고, 공명이 잘 됩니다. 공명이 잘 되면 소리가 맑게 울리고, 부드럽고, 멀리 들리고, 아무 것에도 속박 되지 않고,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우리는 실습을 하면서 하품하듯 입을 열어 보라 했더니 어떤 분들은 입술만 동그랗게 그렸다.
  “다시 크게 하품을 하듯 해보세요? 어떻게 달라졌지요?”
   평소에 활발한 성격인 김정미 성가대원
이 눈을 번쩍이며 신기한 듯 말했다.
  “예, 목젖 부근이 둥그렇고 목구멍이 펑 열려요.”
  “그래요, 맞아요,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소리를 올려 곡, 가사, 악상부호를 살려 가며 지금 공부했던 이론들을 활용해서 노래를 하면 됩니다.”

다음 정해진 성가대 연습 시간이 기다려서 마음이 조급했다.
  “다음은 성대 기관에 대해서 잠간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성대의 위치는 후두(갑상연골)라고 불리는 곳에 들어 있어요. 목의 앞쪽에 손을 댄 채로 침을 삼켜 보면 상하로 움직인 곳입니다. 남자 목의 앞쪽 돌출(아담의 사과)되어 있는 그 속에 성대가 있어요. 성대 부근까지는 음식물도 공기도 모두 입속의 하나의 구멍을 통해서 내려가다가 이곳부터 밑 부분은 숨쉬는 폐 속으로, 한곳은 식사를 통과시킨 식도 쪽으로 향하는 두 개의 통로가 있어요. 성대 본래의 역할은 음식물이 기관 쪽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근육으로 기관의 입구를 닫는 작용을 하는데, 이 성대를 이용하여 목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노래할 때 성대는 지속적인 닫힘을 반복(성대의 진동)하여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 들기도, 두꺼워 지기도, 얇아지기도 하는 근육작용을 합니다. 성대의 진동으로 생겨난 소리는 음색이 없으며 미약하고 보잘 것이 없어요. 이 소리가 공명강들을 통해 성대에서 생긴 진동이 전달되어 배음이 첨가됨과 함께 음이 더욱 아름답게 커지지요. 바로 이 현상이 공명입니다. 건강한 성대는 매끈하게 되어 잘 닫혀 지지만 반면 성대를 잘못 사용하여 좁쌀 같은 혹이 생기고 굳은살 같은 단단한 느낌, 노래나 말할 때 잡음이 심하거나, 쉰 소리가 나지요.

결절이 된 성대는 잘 닫혀 지지 않기 때문에 잡음이 있어요. 성대는 악기의 현과 같아요, 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악기를 보면, 긴 현 중심에 둥그런 공명통이 있어서 활로 현에 힘을 가하면, 그 울림에 따라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우리의 목소리도 공명을 통해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노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하루를 안하면 내가 알고, 이틀을 안하면 이웃이 알고, 삼일을 안하면 세계가 안다고 합니다.

처음 불렀던 ‘주님을 찬양합니다’를 다시 실습 삼아 불렀다. 호흡과 색깔이 매우 달랐다. 처음보다 달라진 현상을 체험한 이재옥 권사는 보람을 안고 신기한 듯 고음이 부드럽게 올라가고 호흡이 길어졌다며 함박 꽃 처럼 활짝 웃으며 “정말 신기하네요.” 체험을 얘기할 때 나 역시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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