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등불을 밝히며
다시 한번 등불을 밝히며
  • cwmonitor
  • 승인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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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44주년을 맞아 -

본보가 창간된지 44주년을 맞았다. 갈수록 여건이 좋지 않은 현실 속에서 44년간 꾸준히 발행되어 온 본보는 한국교회 성장과 민족 복음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외형적으로 급성장해왔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부실한 면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가운데 첫번째로 꼽는다면 기독언론의 영세성이다. 교회는 성장했지만 교회를 감시하고 널리 홍보하는 기능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교회에 대해 사회적 시각이 부정적인 것도 언론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을 잘 들어 내주는 상징적인 것이 아닌가 한다.
종종 교회 밖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교회의 죄악을 보고 한다. 이런 교회의 모습은 바로 언론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독언론을 교회의 홍보지로 생각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요즘에 조금 기독언론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교회의 부조리를 감싸주고 좋은 점만 홍보해 주는 충실한 전단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대가치고는 가혹할 만큼 짜다. 전국 교회들 가운데 과연 정당하게 구독료를 납부하고 교계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교회가 얼마나 될까.

아마 우리나라에서 발행되고 있는 모든 신문 가운데 기독 교계신문 만큼 무가지로 뿌리고 있는 매체는 드물 것이다. 교회는 그만큼 공짜로 교계신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회에 대한 홍보를 강요하고 심지어 정당한 비판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구독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엄포를 놓는다. 차라리 구독료나 내면서 신문을 보면 다행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교회가 교계언론에 대해 무시하다 못해 마치 기생충 보듯 한다.

그러면서도 일반 일간지에 대해서는 사족을 못쓴다. 그 신문에 자기 교회에 대해 단 한 줄만 나와도 마치 하나님에게서 상을 받은 것처럼 자랑한다. 일반 일간지를 대하는 교회의 태도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광고가 없어 무속 광고를 싣는 모 신문에게 그런 광고를 싣지 말아 달라며 자신의 교회 광고를 아낌없이 갖다 주기도 했다.

만일 교계언론이 그랬다 하면 아마도 불매운동 엄포와 아울러 고사시키기 위한 온갖 제재 수단을 다 동원했을 것이다. 반면 일반 일간지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럽고 비굴할 만큼 굽실거린다. 이것이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언론관이다. 본보는 창간 44주년을 맞아 이런 한국교회의 언론관을 지켜보면서 과연 기독교에 미래가 있는지 묻고 싶다. 진정 한국교회에는 민주주의가 있는가?

오히려 갈수록 교회는 독재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 사회적 비판에 귀를 막고 있는 것이나 손가락질을 보고도 애써 눈을 감아 버리며 모른 채 하는 태도에서 교회에 대한 신뢰와 희망은 더욱 없어 보인다. 그래서 본보의 존재가치가 있다. 한국교회가 부패하고 타락해 갈수록 본보의 날카로운 비판과 감시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하고 있다. 불혹을 넘어선 본보의 갈길은 이번 창간 기념일을 맞아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한국교회의 등불을 다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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