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금지·제한 15개국으로…'코리아 포비아' 우려
한국인 입국금지·제한 15개국으로…'코리아 포비아' 우려
  • 이국현 기자
  • 승인 2020.02.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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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한국인 여행객들이 짐을 끌고 이동하고 있다. 한국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스라엘 외교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을 심각하게 재고할 것을 권고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가 15개국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감염증 위기 경보를 최상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범정부 대응에 나섰지만 감염자 급증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코리아 포비아(한국인 공포증)'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입국 금지와 자가 격리, 입국 절차 강화 등을 실시한 국가는 15개국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오후 2시 기준 13개국에서 2개국이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이스라엘과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등 6개국이다.

전날 요르단이 한국인 입국 금지 대열에 가세했다. 요르단 정부는 한국과 중국, 이란으로부터 출국해 14일이 경과하지 않고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요르단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한시적 예방조치"라며 한국, 중국, 이란 등을 여행하고 요르단에 입국하는 요르단인은 입국 후 14일간 격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지난 22일부터 한국과 태국, 싱가포르 등에 최근 14일 이내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키라바시와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등은 코로나19 미발생국에서 14일 이상 자가 격리하고, 미감염 의료 확인서 제출을 요구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 22일 한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와 함께 대한항공 KE957편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 130여명과 외국인을 그대로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귀국에 곤란을 겪고 있는 한국인 여행객의 조기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가 일체 비용을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전세기 마련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관련 외국의 한국에 대한 조치 현황. (표/외교부 제공)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의 기자간담회에 배석해 "(현지에 한국인 관광객이) 1000여명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지 대사관에서 공항에 나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근국으로 가거나 이스라엘이 전세기를 마련해 귀국하게 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리셔스 정부의 한국인 입국 보류와 격리 조치도 불거졌다. 모리셔스는 23일(현지시간) 두바이를 경유해 도착한 한국인 34명 가운데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발견돼 입국 허가를 보류하고, 진단 등을 위해 관광객 전원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모리셔스 정부 측에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입국 보류 조치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유감을 표명했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면서 신중한 대처 및 사전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리셔스 측은 도서관광국으로서 코로나19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이날 각료회의 후 최종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모리셔스에 상주 대사관이 없는 만큼 현지 영사 협력원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주마다가스카르대사관 영사를 급파해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가 격리나 입국 절차 강화 등 조치를 시행한 국가는 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 등으로 9개국이다.

하루 사이에 마카오와 카타르가 추가됐다. 전날 마카오는 코로나19 감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최근 14일 내에 한국 방문자는 모두 공인체육관 등 별도 지정 장소에서 6~8시간 가량 강화된 검역 검사를 시행토록 했다. 이들 국가는 한국 등을 방문한 경우 14일간 자가 격리 및 신고, 의료진 방문 체크, 원격 모니터링 등 강화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5개국 중 중동지역 국가가 5개국으로 코리아 포비아 확산이 우려된다. 이스라엘이 한국 정부와 상의 없이 자국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낸 데 이어 요르단도 한국인 입국 금지 대열에 동참했다. 이스라엘 성지 순레에 참여했던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9명 가운데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따라 10년 만에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각국에 소개하면서 과도한 입국 금지나 제한 조치에 대한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조세영 차관은 "(한국인 입국 금지국이) 조금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런 조치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이라며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직후 전 재외공관에 전문을 보내 한국 정부가 효과적인 방역 체계를 갖고 수습할 의지가 있다고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23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나  우리 정부의 범정부적이고 투명한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설명했다. 또 감염병 위기 경보 격상 등 범정부적인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적극 소개했다.

한편 외교부는 오는 25일 각국 대사관에 한국 정부의 조치를 설명하고, 대응 자제를 요청할 계획이다.

조 차관은 "내일은 서울의 각국 대사관, 외교단을 외교부에 전부 모아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다시 한 번 설명하려고 한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국민에 대한 규제 조치가 확대되지 않고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노력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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