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만 이기게 하옵소서
한 주간만 이기게 하옵소서
  •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 승인 2020.04.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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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1975년 10월17일을 기억한다. 첫 목회지 논산 성민교회서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연무대 수용연대로 입소하였다. 그때 내 마음은 교회를 못 가게하면 탈영한다는 마음으로 가슴 왼쪽 주머니에 신약성경책을 넣어 갔다. 전 후반 교육을 받고 배치 된 곳은 최전방 양구21사 983고지이다. 군종 마크를 달고 갔다. 졸병이 군종을 감당하기는 무척 힘들었다, 그때 드린 기도는 ‘한 주간만 이기게 하옵소서! 이다. 중대는 교회가 없어 민간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면 점심은 늘 굶었다. 나만 교회 가는 것은 허락했으나 다른 병사들과 함께 다녀오기는 무척 힘들었다.  

4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전에 드렸던 기도를 다시 드리며 하루를 힘들게 보낸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나는 세 번의 힘든 시간을 보냈다. 먼저는 논산훈련소 26년대서 훈련 받을 때다. 그때는 가장 그리운 곳이 교회이다. 주일저녁에 훈련소 교회를 나갔다. 나는 예배 후 성경퀴즈대회가 있어 출전하였다. 계속 올라가다 끝났을 때는 함께 왔던 병사들은 먼저 가버렸다. 혼자서 소대로 돌아오니 전 소대원들이 원산폭격을 서고 있었다. 그때 내 심정은 사자나 호랑이 앞에 움 추린 새끼고양이 같았다. 들어서는 순간 소대장은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을 따라 오란다. 중대본부에 들어가니 교관들은 난로 불을 쐬고 있었다. 소대장은 나를 중대장실 깊은 곳으로 오란다. 그때는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중대장은 날보고 웃더니 그냥 가라고 한다. 다른 병사들 군기 잡으려고 나를 이용한 것 같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내 작은 신앙이 무척 자랑스럽다.

다음은 21사 63년대 보호 사병들과 서울에 위로회를 왔을 때다. 먼저 국립묘지 육0수 여사 묘소를 참배하는데 나는 인솔자라 뒤쪽에 서 있었다. 순간 육 여사를 향하여 ‘경례’ 하였다. 군악대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순간 과거 일제치하에서 신앙을 지키려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선조들이 떠올라 나는 거수경례를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때는 군악대 소리가 얼마나 긴지 누가 나를 군화로 걷어차는 것 같은 긴장된 순간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럽다.

그런 후 최근 코로나19로 예배에 대한 심적 부담이다. 처음에는 식사문제로 주일오후만 가정예배로 돌렸다. 그 후에는 새벽기도회와 금요심야기도회까지, 겨우 주일 낮 예배와 수요예배를 방역수칙 7가지를 지키며 드리었다. 이유는 주일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려고, 수요저녁예배는 나라와 코로나 퇴치를 위해 기도하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신앙의 리듬이 흩어 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 후에 수요저녁예배까지 가정에서 드린다고 하였다. 이는 나만 옳고 남은 그르다는 차원이 아닌 그냥 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다.

‘세상 풍조는 나날이 변하여도 나는 내 믿음 지키리니, 찬송 가사가 내게 은혜로 다가온다. 최근 기둥교회서 울려 퍼진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보라 찬양이 큰 은혜로 임했다. 나는 전0훈 목사 같은 뱃장도 없고 태어 날 때부터 떠는 은사를 받고 태어났다. 그래서 처음 신학교 가기 전 나는 목회를 못한다고 요나같이 불순종 했었다. 요즘 구청에서 예배를 드릴 거냐는 전화가 온다. 그때 나는 방역을 철저히 하고 예배드리겠다고 하였다. 성도 중에는 소나기만 피해가면 안되느냐! 혹자는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목사님께 너무 감사 합니다, 의견이 다양하다.
감사 한 것은 0청에서 방역점검 나왔다가 철저히 준비된 것을 보고 가서는 감사하다는 전화를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밤 교단신문에 김0호 감독님이 기고하신 “주일 성수가 무너진 한국교회를 통곡한다는 글을 접했다. 내용이 내 신앙과 일치하여 큰 은혜를 받고 감독님께 감사의 글을 보냈다.

김 감독님은 여러 사람에게 연락 받았지만 전 목사에게 전화 한 것은 기독교 원로 중에 이런 보수적 신앙을 가진 사람도 있음을 알리려 글을 썼다며 나에게 승리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이런 기간이 얼마나 갈지는 하나님만 아신다. 일사각오를 외쳤던 주기철 목사님! 그는 장기간의 고난을 이기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동안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와 편안히 예배드릴 수 있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나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은 주시지 않는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오늘도 인내로 나아간다. 군대서 드렸던 ‘금 주간만 이기게 하옵소서! 이 기도가 오늘따라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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