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과 봉사를 돈으로 따질 것인가
헌신과 봉사를 돈으로 따질 것인가
  • cwmonitor
  • 승인 2004.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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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회나 기독교 단체에서 일하는 부목사를 비롯, 간사 등 근로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이 설립허가를 받았다. 이는 노동에 대한 급여를 받는 근로자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교회나 혹은 단체에서 일하는 간사나 혹은 직원들은 정부 입장에서 볼 때 고용된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있다고 하나 부목사 경우는 지나친 해석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목사는 단지 담임목사가 아닌 조력자인 셈인데 그렇다고 성직자 신분에서 벗어난 지위는 아니다.

대한민국 어느 교회에서든 부목사가 성직자 대우가 아닌 근로자라고 생각하는 교인들은 없을 것이다. 부목사는 대개 담임목사가 되기 위한 예비과정인 경우가 많다. 부목사 자신도 근로자로 취급받기 보다 ‘주의 종’으로 대접받기를 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목사가 교회에 고용된 근로자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것은 스스로 성직자임을 포기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또한 교회나 단체에 고용된 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물론 고용된 것 자체가 분명 근로자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왜 교회나 단체에서 고용되고 일하기를 바랬는지를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외형적으로는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것이 근로자이지만 진정한 고용의 원인 즉 고용의 전제조건은 주님을 위한 봉사와 헌신일 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고용될 때 사용자인 교회나 단체에게 근로의 조건에 따라 임금을 협상한 예는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로 고용의 조건이 주님을 위한 봉사와 헌신이라는 신앙적 자세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논지에서 본다면 교회에 고용된 사람도 교회에 헌금한 성도와 마찬가지로 봉사와 헌신이라는 신앙적 자세에서 고용의 의미를 따져 봐야 한다. 만일 교회에서 부목사나 직원들이 고용의 의미를 노동의 대가라고 한다면 교회에 헌금을 하거나 또는 노동으로 헌신하고 있는 대다수 성도들의 봉사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자발적으로 봉사한 것이기 때문에 노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면 누구는 대가를 받는 노동이고 누구는 대가없는 봉사인가라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많은 성도들에게 교회에 대한 봉사의 의미를 무가치한 것으로 인식시켜 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적으로 교회에 노동을 제공하는 직원과 교회성도의 봉사와는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러나 그 근본적인 목적은 모두가 주님을 위한 봉사와 헌신이다. 특히 부목사 신분은 어디까지나 주님의 종이며 결코 세속적인 고용의 의미에서 볼 수 있는 신분이 아니다. 성직자로서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환산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성직자의 신분을 망각한 처사이다. 아무리 세상이 돈으로 그 가치를 결정한다지만 그것이 통용되는 곳이 따로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 논리에 따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교회에 대한 봉사와 헌신은 또 다른 심각한 교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교회는 신앙적인 논리로 해석하고 문제를 풀어가야지 세속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경제적 논리로 생각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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