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여당'의 힘…압도적 의석수 앞에 통합당 속수무책
'슈퍼 여당'의 힘…압도적 의석수 앞에 통합당 속수무책
  • 박준호 문광호
  • 승인 2020.06.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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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준 기자 =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개의 반대 의사를 밝힌 후 퇴장하고 있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4+1 협의체로 통합당을 배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단독 개원을 밀어붙이면서 통합당이 21대 국회 시작부터 수세에 몰렸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한때 결사항전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대두됐지만 압도적 의석수에 밀려 원내 전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의원들도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하면서도 협상장을 이탈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지배적인 것도 '소야(小野)' 통합당의 사정을 반영한다.  

통합당은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단독 개원을 강행한 민주당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집단 퇴장으로 표현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개원하는 첫날에 합의로 국민들 보기에 좋게 의장단을 선출하고 원 구성을 하기 바랐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오늘은 본회의가 성립할 수 없는 날이다. 법 규정에 따라서 당연히 5일에 본회의가 열린다면 뭣 때문에 임시국회소집을 내고 합의 요청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본회의 참석은 이 점을 지적하고 항의하기 위한 것이지 본회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한다. 의정 사상 유례 없는 일이 오늘 벌어지고 있다"고 항의했다.

주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 후 통합당 의원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본회의 개의 선언부터 통합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까지 걸린 시간은 11분에 불과했다.

통합당이 여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음에도 본회의장에 입장한 것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절충점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1대 국회 개원부터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피하면서 동시에 집단 퇴장을 통해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21대 임시국회 첫날, 본회의장을 등질 수밖에 없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저희도 나아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용수 할머니에 맞서 굴복하지 말라 뭉치고, 금태섭 의원의 소신을 배신자라 징계하고 이견을, 다름을 허용하지 않는 민주당은 오늘 단독의회로 나 홀로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은 G11(또는 G12) 세계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데 이러한 일당 독주로 세계 일류 대열 합류, 말할 자격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통합당의 다른 의원들도 교섭단체 합의 없이 개원을 강행한 민주당을 성토했다.

이헌승 의원은 "177석이라는 숫자를 내세워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갖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며 "정치권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까지 갈등과 분열의 극한으로 내모는 무자비한 독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제라도 대화와 협치를 위해 나서달라"며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국회의 건전한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희곤 의원은 "야당과의 협상을 이끌어내기보다 일방적 독주의 길을 택한 여당의 폭주로 앞으로 많은 난항이 예상된다"며 "오직 나라와 국민만을 위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고 다시금 우리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협치와 존중의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은 제1야당인 우리 미래통합당을 무시한 채 협치와 상생을 찾아볼 수 없는 일방적인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줬다"며 "여야 간의 합의 없는 오늘 본회의 개의는 적법하지 않다. 오늘 본회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는 합의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며 "야당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국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제1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혜롭게 견제하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일 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엄태영 의원은 "소통과 협의에 조종(弔鐘)을 울린 단독개원"이라며 "작년 연말, 국회법이 명시한 교섭단체 대신 4+1 협의체라는 해괴망측한 기구를 만들어서 연동형 비례제, 공수처법 등을 날치기 처리하더니 이제는 국민과의 협치라는 궤변으로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의회(議會)독재까지 시도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원내부대표로서 의회민주주의를 살리고 국민들이 여망하시는 소통과 협치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희국 의원은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첫 날,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렇게 의석수가 많다고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야가 서로 협치와 상생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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