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진, '작은 불꽃, 기성 계원식의 삶과 신앙' 을 읽고
한승진, '작은 불꽃, 기성 계원식의 삶과 신앙' 을 읽고
  • 박병주 교사(세인고 교목)
  • 승인 2020.06.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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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무 주관, 제5회 기성 계원식 기념 화해문예제전 전북도의회의장상 수상작
박병주 교사(세인고 교목)
박병주 교사(세인고 교목)

어느새 5회를 맞이하는 기성 계원식 기념 화해문예제전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부모님에 대한 감사나 장애인에 대한 사랑, 남북통일에 관한 글을 쓰도록 지도하면서 한 사람의 삶을 되새겨 봅니다. 외부 수상이 생기부에 더이상 스펙이 되지 않고 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을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나의 믿음과 신앙을 생활로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지 반성해 봅니다.

경성의전을 졸업하고 의사로 활동하던 엘리트가 일제시대 독립군을 지원하다 일본 경찰에 잡힐 위기에 고향을 떠나 익산 황등으로 내려와 기성의원을 열어 병들고 아프고 어려운 이를 돕고 황등교회를 설립하는데 큰 공헌을 하며 생활신앙으로 지역사회를 섬겼지만, 6.25 전쟁중에 인민위원회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자신의 며느리가 죽임을 당하는 환난을 겪고도 인민군에 붙어 핍박한 사람들에게 보복하지 않도록 한 그는 화해와 용서를 실천한 진정한 기독인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익산에 10년간 근무하면서도 남전교회 만세운동에 대해서는 들었어도 계원식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알지 못했는데 익산을 떠나온 뒤에 접하게 된 황등교회에서 교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된 이 화해문예제전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부모님에 대한 감사나 장애인에 대한 사랑, 남북통일에 관한 생각을 길어 올리게 해주어 고마웠습니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킨다는 복음성가처럼 한 사람의 신앙이 삶을 통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뛰어난 극작가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삶처럼 우리시대의 아픔과 고난 가운데 화해와 용서로 사랑을 실천한 계원식 선생의 개인사를 드라마로 만들어 온 국민이 몰입해 볼 수 있다면 남과 북으로, 동과 서로, 보수와 진보로, 갑과 을로, 남성과 여성으로, 어린 놈과 꼰대로 갈갈이 나뉜 이 땅을 화해와 사랑으로 화합하는 감동을 연출해 주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건 있을 법한 소설이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기에 성경에 갇힌 신앙이 아니라 생활속에 피어나는 향기로운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성당처럼 실천하는 신앙인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는데, 교회공동체가 설교하는 목회자 뿐 아니라 생활신앙으로 믿음을 살아내는 기독인을 재조명하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성경속의 인물뿐 아니라 마을마다 신실한 인물들이 존재하는 존경받는 어른이 계셔서 세상법정에 서지 않아도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는 풍경을 꿈꾸어 봅니다.

예수님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자신의 삶을 통해 꾸준히 사랑을 실천하고 이웃을 돕고 정의를 실천하는 신앙인은 멀리 있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가깝게 있어 누구나 결심하고 실천할 수 있는 화려하게 꾸며지지 않은 친근한 이웃사람들에게서 목격되어야 다음세대에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계원식 선생은 자신이 실천한 일을 떠벌리지 않았기에 많은 이들이 알 수 없었고 기억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기억하고 잊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작은 불꽃은 사라지지 않고 도움 받은 사람들, 함께한 사람들의 생활과 신앙에도 영향을 줍니다.
  평전 형식을 통해 기성 계원식이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던 시대역사를 차분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작가의 수고에 감사하며 지역의 교회사 연구에 소중한 인물의 평전을 쓰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나무에게 나이테가 있다면 사람에게도 각각의 결이 있습니다. 그가 살아온 삶의 결이 새겨진 흔적은 사람이 가도 영원히 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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