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에 백악관 긍정적 기류"
문정인 "美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에 백악관 긍정적 기류"
  • 김지현
  • 승인 2020.07.0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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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청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KPF 포럼 '격동의 한반도, 문정인·이종석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1일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 미국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백악관 내 긍정적 기류가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진흥재단 주최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차라리 대선 전에 북한과 관계를 개선해서 외교적 돌파구를 만든다면 중국을 대하는 데 있어서도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 가는 게 아니냐"는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의 최근 칼럼 내용을 소개했다.

문 특보는 "카지아니스 국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이메일에서도 그 아이디어에 대해 백악관과 공화당에서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했다"며 "카지아니스 국장처럼 보수적이고 워싱턴 기류를 잘 아는 친구가 중국 변수를 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대선 전에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문 특보는 "현재 북미정상회담은 쉽지 않다.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줄 분명한 카드가 있어야 하고, 미국 시민과 민주당의 반발을 촉발하지 않을 카드를 줘야 할 텐데 사전조율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국 변수 때문에 김 위원장을 만나서 돌파구 마련하는 게 공화당의 대선 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따라 한반도 정책이 전환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딜(deal·거래)로 역사적 유산을 남기고 싶어 한다. 거기에 우리가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은 관료와 참모에 둘러싸여 있고, 관료들은 오바마 시절 전략적 인내 정책을 했던 사람들이다. 다시 그 관료들에게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담 파트너로 참석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공화당은 동맹에 대해 일방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 철학이 없고 정책을 연결해줄 조직이 없다. 민주당이 되면 적어도 동맹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이 북미·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특보와 이 전 장관은 한미워킹그룹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데는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문 특보는 "안보리 결의 저촉 품목은 미국과 협의 없이 풀기 힘드니 워킹그룹을 통해서 풀어나가지만, 저촉 안 되는 품목이나 인도적 지원이나 개별관광은 의제화하지 말고 우리가 밀고 나가야 한다"며 "워킹그룹을 해체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순기능 역할을 하면서 역기능을 최소화 시키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언급했다.

이 전 장관은 "역기능이 순기능에 비해 크지만 만들어진 기구를 해체하는 것은 어렵고 기능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워킹그룹에서) 제재 문제를 하나하나 꼬치꼬치 따져서는 안 된다. 북핵문제 논의에 집중하는 식으로 워킹그룹 기능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한미 간 마찰을 감수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개성연락사무소 폭파는 개탄스럽고 놀랄 일이지만, 남북관계가 이제 끝났고 뒤로 갈 게 아니라 남북 소통구조에서 연락사무소가 의미 없다는 것이니 서울에 (남북)대표부를 만들자고 진화론적으로 가야 한다"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정부의 치열한 고민과 실천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9·19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미국 상응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폭파 조항에 대해서도 "스냅백(약속 불이행시 원상 복구) 조치를 하면서 단계적으로 가자고 미국과 얘기해야 한다"며 "남북합의서를 제대로 이행하고, 북핵문제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데 지금 기회가 생겼다"고 거듭 말했다.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로 남북긴장이 일시 완화된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강력히 억제·처벌해야 한다는 제언도 보태졌다. 이 전 장관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살포하지 못 하게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대남 군사행동은) 보류 상태로 가는 것"이라며 "대북전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한반도 정세의 뇌관이 될 하반기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이 전 장관은 "북핵 문제가 절체절명의 과제라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우리가 단독 작전 능력을 갖는 것은 기술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이 핵 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상황에서 북핵문제를 가장 진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성격에 관계없이 비판할 것"이라며 "그 전에 남북 간에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연합훈련이 전시작전권 환수 과정에서 작전 운용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장기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작권 전환이) 도움이 된단 것을 북한도 알아야 한다. 그걸 위해 남북 접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남북정상회담만이 고조된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도 조언했다. 그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대남관계가 대적관계로 변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북한이 남한 사람을 만나나"라며 "예식을 갖춘 정상회담보다 2018년 5월26일 심야 회동처럼 만나야 한다. 그것만이 2년이 채 안 남은 문 대통령 임기 중에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추진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만남이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이행된 것이 없다는 게 북한의 지적이다. 다음에 원포인트 정상회담을 한다면 대통령이 (남북 합의를) 분명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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