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찬송가는 가지고 다니세요
성경, 찬송가는 가지고 다니세요
  • 전태규 목사(서광교회)
  • 승인 2021.05.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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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요즘 우리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사람은 과거의 삶을 거울로 삼아 희망을 품고 미래를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지난해 찾아온 전염병으로 미래가 불확실해 졌다. 계속되는 언론 보도로 한국 교회는 전염병의 발생지로 낙인되니 사회는 교회를 향한 비난이 극치에 이르렀다. 기독교를 개독교라느니, 교회 다니는 사람은 당분간 식당 출입을 금한다느니 이는 기독교 선교 130여년 역사속에 교회가 쌓은 공적이 송두리 채로 무너져 내리는 신호다.

과거에는 성도들이 교회올때 가방속에 성경과 찬송가를 넣어왔다. 1973년 빌리그레엄 전도집회때 받은 가방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거의 모든 단체가 행사를 하기전 등록을 하면 가방을 주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신자들을 위한 성경 찬송가를 교회에 비치해 놓으니 성도들이 편하게 다닌다. 얼마 전 중대본 에서는 전염병이 창궐하였을 때 이를 빌미로 교회 비치용 성경 찬송가를 사용못하게 하였다. 위반하면 과태료를 낸다. 성도들이 성경 찬송가만 가지고 다녀도 이런 말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살기도 힘든데 온통 벌금으로 우리 삶이 위협당하는 느낌이다. 나는 신학생 신분으로 1974년 11월30일 첫 목회를 논산 성동면에 위치한 성동제일교회에 부임하였다. 그때 나는 필수품이 세가지였다. 첫째, 포마드 둘째, 녹음기 셋째, 마이크였다. 성경과 찬송가는 기본이라 넣지 않았다. 눈이 안보이면 돋보기 안경은 필수다.

내 친구 고신일 조태희 신정범 목사는 나를 소개할 때 과거를 말하면서 지금도 왕 보수라고 놀린다. 그도 그럴것이 1974년 장발이 한창 유행할 때 나는 머리에 포마드를 찐하게 바르고 가름마를 타고 다녔다. 신학생 시절 보수의 큰별 이신 김응조 학장님께서 나를 수업시간에 일어나라 하시더니 모두 다 전0규처럼 머리를 깎으라고 하셨다. 그때 고0일 감독이 뒤에 앉아서 나를 욕했다고 한다. 나의 아내의 말이다. 신학생 때 나를 남영교회서 제일 꼴도 보기 싫은 사람으로 보았는데 어떡해서 저런 사람하고 사는지 자신도 알수 없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뜻을 모르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나도 많이 바뀌었다. 좋은 것은 쉽게 바뀌지 않고 못된 것은 너무나 쉽게 바뀐다. 그 후에 이발소 가면 이발사가 내게 묻는다. 머리를 어떻게 깎아 드릴까요? 그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해 주세요. 말한다. 나를 아는 사람은 지금도 내가 가방을 들고다니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는 내가 인정하는데 아마도 부친으로 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것 같다. 그러나 나도 목회를 40년 이상하니 요령도 생기고 차츰 편한 것에 익숙해져 있다. 어느 때는 얇은 성경 찬송가를, 최근에는 아주 작은 삼방용 성경 찬송가를 코트 주머니나 아니면 봉투에 넣어 가지고 다닌다.

지난10월 내가 속한 서울남연회에 김정석 감독님이 취임을 하셨다. 취임이후 첫 번 실행부위원회가 광림교회서 열려 자격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날씨는 추운데 가방을 들기가 왠지 부담스러워 오랜만에 빈손으로 회의장에 들어갔다. 감독님은 먼저 1부예배를 선언하신다. 수십명 모인 목사와 장로들이 성경 찬송가를 펴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감독님이 예배드리기 전 한 말씀 하신다. 다음부터는 예배드릴 때 성경 찬송가는 가지고 다니세요? 나는 뒤퉁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다. 평소에는 늘 가지고 다녔는데 오늘따라 이런 수모를 당하였으니 말이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감독님의 이미지가 아니다. 그는 회의 전에 드리는 예배지만 설교 준비를 철저히 하여 전하시니 은혜가 되었다. 나는 그날 큰 감동을 받고 새롭게 다짐 하였다. 순간 바울이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본이 되고 가르치라는 “누구든지 네 연소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 떠올랐다. 

오래전 어느 책에서 읽은 간증이다. 일본의 어느 할머니께서 교회가실 때 큰 성경과 찬송가를 가방에 넣어 들고 가시는데 너무 무거우니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이걸 본 어느 젊은 청년이 작은 성경 찬송가 책을 들고 할머니에게 다가와 말을 전한다. 할머니! 큰 책 무겁게 가지고 다니지 마시고 이렇게 작은책을 가지고 다니세요? 라고 하였다. 그의 말을 들으신 할머니께서 한 말씀 하신다. 여보게! 청년 내가 든 성경책이 자네 죄 보다는 가볍네. 아마도 이 청년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날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계속 내게 들려오는 음성은 “성경, 찬송가는 가지고 다니세요. 오 주님! 어지러운 세상속에 언제나 하늘의 음성을 듣고 바르게 믿게 하옵소서! 오늘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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