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
갑과 을
  • 신형환 이사장 (성숙한 사회연구소/ 경영학 박사)
  • 승인 2021.09.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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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환의 단상(斷想)

민법상 계약(契約)은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두 사람의 의사를 표시함으로 청약과 승낙이 합치해야만 성립하는 법률 행위로서 매매ㆍ고용ㆍ임대차 등의 채권 관계를 성립시킨다’는 뜻이다.

계약서를 내용을 살펴보면 ‘갑’과 ‘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갑은 을보다 우월적 지위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갑질을 하여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환경미화원과 경비, 일용직 근로자와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갑질 횡포를 하는 사업주나 관리직이 있다. 아파트 입주민이 주차 문제로 경비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갑질로 사망 사건이 일어나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결벽증이 심한 여성은 청소 문제로 관리소에 전화로 자주 항의하여 환경미화원과 관리소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한 관리소장은 나에게 관리소장의 임기는 파리목숨이라고 하소연을 하는 것을 들었다. 입주자대표회 회장과 동대표들이 우월적 지위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봉사와 섬김의 자리가 아닌 명령과 복종을 강요하는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의 행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학교 환경미화원이 왜 자살을 하였는가를 생각하며 직장에서 갑질을 하는 행위가 사라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이 어떻게 한문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직무 기술이 아닌 것으로 평가하거나 직무담당자의 지식과 상식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하는 갑질 행위가 사라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대학에서 시간강사(지금은 강의전담교수)를 하면서 교수들의 갑질을 많아 보았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식사 대접하며 인사를 했으며, 강의가 끝나면 다음 학기 강의를 부탁하며 다시 대접해야 했다. 내가 신설학과 교수로 발령을 받아 맨 처음 변화를 준 것은 시간강사로부터 절대로 식사 대접을 받지 않고 학과에서 시간강사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실천했다. 이 일로 다른 학과의 선배 교수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악습을 끊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리 아파트에서 각종 계약서를 쓰면서 갑과 을이라는 단어 대신에 ‘정직과 성실’, ‘신뢰와 존중’, ‘존경과 배려’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함께 봉사하는 동대표들이 환경미화원과 경비에게 작은 선물을 제공하거나 음료수를 가져다 주면서 갑질 아닌 배려와 칭찬의 문화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로 힘들어 한다. 개인적으로 식당에 가서 기도를 잘 하지 않는다. 기도를 하고 종업원에 덕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이 하면 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객이라도 종업원의 인격을 존중하며 서비스 제공을 받아야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미국에 여행을 가면 봉사료 때문에 마찰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미국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일어나는 일이다. 종업원이 정말 서비스를 잘하면 음식값의 50~100%까지 팁을 주는 사람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격과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각자 본연의 권리가 있음을 알야야 한다. 성숙한 사회를 위하여 갑질 행위가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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