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自我省察)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을 반성하고 살핌’을 의미한다. 자기인식(自己認識)이란 ‘자기 자신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을 의미한다. 내로남불이란 ‘내가 하면 로맨스 ,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으로,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2020년을 표현했던 아시타비(我是他非)란 '나는 옳고, 다른 이는 틀리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로, 내로남불을 대응되는 한자로 옮긴 일종의 신조어이다. 목불견첩(目不見睫)이란 ‘눈으로는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허물을 잘 알지 못하고, 남의 잘못은 잘 봄을 비유한 말’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에게 필요한 단어가 자기성찰과 자기인식, 내로남불과 아시타비라고 생각한다.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지만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흠집투성인 것을 알 수 있다. 허물과 흠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지도자는 달라야 한다.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상식과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모순이 많은가를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교회에서 봉사를 하면서 “분수를 모르면 푼수가 된다.”라는 말을 자주 하였다. 남의 눈에 있는 티눈을 보며 비난과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주제파악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독단적인 지도자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 대안이나 혁신적인 제안을 말하여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지도자는 권위와 존경을 잃게 된다. 구성원들이 앞에서는 순응하고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뒤에서는 조소와 냉소를 하며 마음속에서 존경을 하지 않는다.
기회주의자들이 유력한 대선주자에게 줄을 서는 모습에서 과연 그들이 자아성찰과 자기인식이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씁쓸함을 느낀다. 줄서기 정치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가 어두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천과 고위직에 눈이 어두워 줄을 서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에서 젊은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을까?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무엇보다도 자아성찰과 자기인식을 제대로 하면 좋겠다. 비난과 비판, 판단과 정죄에 앞서 나 자신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돌아보며 자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선거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조용히 의사표시를 하고 너무 집착하지 말고 남에게 강요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 나 스스로도 자녀에게 권면을 하거나 조언을 할 때에도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본다. 가능하면 기다리고 스스로 알아서 하길 바라고 있다. 자녀들이 성인으로서 자신의 가치관과 상식에 따라 행동하여 주길 바라고 있다.
모임에서도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할 때에도 지도자에게 은밀하게 말하며 자존심을 상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66년을 살아오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과 관념을 반성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하루에 세 번씩 반성을 하지 못하더라도 새벽에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내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며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고 있다. 노년의 성숙한 삶을 위해 작은 부분에서 실천하면 좋겠다. 자아성찰과 자기인식을 통해 성숙한 삶, 성숙한 문화, 성숙한 사회발전에 기여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