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것을 찾아 아낌없이 칭찬합시다
배울 것을 찾아 아낌없이 칭찬합시다
  • cwmonitor
  • 승인 200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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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목사/기장 / 경복교회

얼마 전 교계의 영향력 있는 어느 잡지 주관으로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목사 16명의 설교를 분석 비평한 기사가 모 일간지에 보도됐다. 거기에 보면 이들의 설교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학의 부재요, 다른 하나는 온전치 못한 교회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설교는, ‘세계를 생명공동체로 만들려는 하나님의 구원사에 대한 통찰이 결여되어 있어 설교의 예언적 기능을 잃어버렸고, 따라서 교회는 시대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역사의 방향을 제시하지도 못했다’며 ‘불행하게도 16명의 설교자 대부분은 이런 역사의식을 결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러한 기사를 접하면서 마음에 두려움이 앞선다. 만일 나 자신의 설교가 비평의 도마 위에 오른다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두렵다. 그러면서 이들의 설교에 대한 비평 또는 평가가 과연 오늘 설교하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를 묻게 된다.

설교분석과 비평이라는 장르를 설교학에 도입한 사람은 루돌프 보렌이다. 보렌은 그의 설교학 제2부에서 설교를 분석하고 비평하는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설교하는 이에게 그리고 설교를 듣는 이에게 기쁨을 주기 위함이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적돼야 한다. 하나님의 구원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신학을 가진 설교를 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렌의 말대로 무엇보다도 설교하는 기쁨과 설교를 듣는 기쁨을 되찾게 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의해야 할 것은 신학이 설교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고자 “하나님의 말씀의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한스 블링거의 원리를 대 명제로 삼고 종교개혁의 기치를 내건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학이 결여된 설교는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신학에 충실하려고 한다며 신학이란 이름으로 그날의 텍스트인 본문의 말씀을 견강부회하는 설교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신학이 전달된다고 해서 설교는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의 설교에 대한 분석은 첫째 그 텍스트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계신지를 물어야 한다. 보렌에 따르면 텍스트, 즉 본문의 인용이 곧 하나님의 말씀은 아니다. 텍스트는 그 텍스트가 주어진 시대의 가나안의 언어, 즉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통해 주신 말씀일 뿐이다. 이 그 시대에 주어진 말씀이(가나안의 언어가) 오늘 하나님의 말씀으로 청중에게 선포되어지는 것은 설교자의 신앙과 신학을 통해 오늘의 청중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 선포될 때이다. 이 과정이 충실하지 못하면 설교에서 텍스트는 가나안의 언어에서 가나안의 언어로 머물거나, 설교자의 말이 되어 나타날 뿐인 것이다.

여기서 청중에 대한 설교자의 이해가 매우 중요함을 알게 된다. 청중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하나님의 말씀과 마주 선 자이다. 청중을 하나님의 말씀 앞에 마주 선 자로보다 상황 속에서 이해하게 될 때 설교는 청중을 하나님의 말씀 안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은혜를 받게 하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청중을 위로하고 안심시키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설교하는 이와 설교를 듣는 이에게 기쁨을 되찾아 주는 일이다. 이것은 섣부른 비평으로 되지 않으며, 섣부른 칭찬으로도 되지 않는다. 부족함에도 사명을 맡겨주심을 감사하며 상대의 장점을 찾아 배우는 데 있다.
필자의 유학시절의 은사는 낙어(落語=오도시바나시=우리말로는 만담)로 한 시간이 넘도록 청중을 웃고 울리는 그들을 보라고 했다. 말재주로 사람을 사로잡는다고 그저 폄하하지 말고, 자기가 전할 내용을 충실하게 숙지하고 최대한 전달이 되도록 노력하고 갈고닦은 그들의 재주와 노력을 가지도록 하라고 했다. 귀 있는 자는 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purolan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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