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를 말한다’ 그 이후
‘한국사회를 말한다’ 그 이후
  • cwmonitor
  • 승인 2004.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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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연속 기독교인들이 벌인 대규모 항의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한국방송(KBS) 1TV를 통해 방송된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에 대해 기독교를 탄압하기 위한 표적 방송이었다며 일부 대형교회와 보수교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민단체 및 진보 기독교단체들은 방송의 공정성 문제제기에 앞서 일부대형교회와 보수교회가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과거 반공 이데올로기를 통해 기득권을 누려온 수구·보수 종교지도자들이 종교자유를 내세우며 과거청산과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편 방송이 오후 9시에 끝나자마자 이 프로그램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시청자들의 거침없는 반응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일부 교회의 문제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인양 침소봉대한 프로그램”이라는 반응부터 “다소 미약했지만 교회의 치부를 드러낸 용기있는 시도였다”는 반응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한국방송이 한 시간에 걸쳐 방영한 이번 프로그램이 선교 120주년의 한국교회 역사를 제대로 짚고 넘어갔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구한말과 60-70년대 교회의 계몽과 반독재투쟁 역사, 투명한 운영과 봉사에 헌신하고 있는 최근 교회들의 바람직한 실례를 제시한 것은 그 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앞서 우리는 한국방송이 제작한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방영을 코앞에 놓고 일부 대형교회와 보수단체가 보여준 ‘항의 시위’와 ‘방송 중단’ 요청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자 한다. 이런 반응은 역설적으로 기독교인들이 방송 전부터 얼마나 부정적인 보도를 우려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으며 이를 놓고 많은 네티즌들은 “결국 여론에 굴복해 이 프로그램이 문제를 너무 조심스럽게 다뤄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교 120돌을 맞은 한국교회는 그동안 이 땅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수많은 기여를 해 왔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나 독재정권과의 유착 등 숨기고 싶은 과거 또한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교회 안팎에서 한국 교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 우리는 방송이 사실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마땅히 방송사에 책임을 물으면 되지 방송 자체를 막겠다는 것은 오히려 한국교회의 폐쇄성만 드러내 전도의 문을 스스로 막아버리는 행위라고 본다. 일부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기독교 해체’를 전제로 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보다는 바닥에서부터 우리 한국교회가 올바로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고 보고 싶다. 사회가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평신도들도 단순히 교회에 헌금을 내는 게 아니라, 이제는 조금 더 의미있게 사회에 돌려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질적으로 실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프로그램을 ‘한국교회 죽이기’로만 보지말고, 개혁되고 갱신돼야 한다는 바닥에 깔린 한국 기독교인들의 정서와 열망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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