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여름의 열기 속으로
머리글
1965년 여름, 36일간의 한국 일주 여행은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는 값진 것이었다. 가는 곳마다 엮어졌던 인연은 내 삶의 지평을 넓혀주었고, 아름답고 풋풋한 저들의 살 내음은 오랫동안 그리운 추억으로 뇌리에 남아있었다.
7월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곳곳을 누비며 다녔던 긴 여정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인상에 담았던 경험들은 훗날 내가 세계로 도약하는데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다. 이 또한 얼마나 귀하고 우연 속에서 찾아낸 행운이었던가.
나는 유적지에 들를 때마다 사적(史蹟) 기록 설명문을 수첩에 꼼꼼히 적어두었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그날의 여행 일기도 자세히 노트해 두곤 했다. 「Christian World Review」에 「시간에서 공간으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며 이렇게 간직했던 기록들이 증빙자료가 되었다.
8월 8일(일)~12일(목)까지, 그리고 8월 21일(토)~25일(수)까지 써두었던 여행 노트 한 권을 분실하여 10일 동안의 여행 일기가 빠졌다. 기억을 더듬어 글을 채워 넣을 수도 있지만, 군살을 덧붙인 회고담이나 감상문이 될 것 같아 기록한 자료만 여행기에 반영하기로 했다.
여름방학 때마다 나는 며칠이라도 집을 떠나 방랑자가 되곤 하는데, 이번에는 재일교포 김신환 목사님이 동행하고 싶다고 하여 이참에 한국을 일주하기로 했다. 목사님은 내 짐도 갖고 다녔다. 연재를 맡아 수고해 주신 장석찬 선생님! 감사의 마음 오래도록 가슴에 새겨두리라.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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