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목사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2.10.21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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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예레미야 선지자는 하나님은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라 하였다. 그동안 30년 가까이 여러 단체에서 많은 일을 해온 것이 내게는 큰 보람으로 남는다.

나는 일하면서 몇 가지 노하우를 터득하였다. 첫째는 목표가 분명해야하고, 둘째는 전반기에 3분의 2는 끝내야 한다는 것이며, 셋째는 잘되든 못되든 정한 날짜에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힘이 들면 쉬고 싶고 뒤로 미룬다. 그러나 뒤로 미루면 행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기에 세운일은 반드시 뚝심으로 밀어 붙여야 한다. 모든 일은 마라톤 선수와 같아서 뛰다보면 다 지친다. 일할 때 일하면서 놀지 말라는 찬송가의 가사가 교훈을 준다.

나는 주변 분들로 부터 건강에 유의하면서 일할 때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을 많이 들었다.
몇 해 전 내가 맡고 있는 단체에서 연중행사로 해외 수련회를 계획하였다. 장소는 두 아들이 선교사로 일하는 ‘코타키나발루로’로 정하였다. 이유는 그곳으로 가야 내가 잘 인도 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해외수련회는 5일간 22명이 참가하여 실시하였다. 나는 대표회장이지만 당시 행사에는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그에 앞서 6.25 연합성회 때도 메르스로 인해 행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다음 행사는 시간이 지나면 메르스가 사라지겠지 하면서도 내심 마음속에는 은근히 걱정 되었다. 그런데 일주일 남겨놓고 회원 한 분이 문자를 보내왔다. “메르스 여파로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한국인 입국자들을 관리하면 여행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 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국민 정서와 건강을 위해 사태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는지요?” 나는 현지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해시키려 진땀을 흘렸다. 그러나 아무효력은 없고 또 문자가 왔다. “코타키나발루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 나라로 입국하는 한국인들을 그 나라에서 메르스 여파로 입국절차나 입국자 관리를 하다보면 우리 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다음주간 모든 것이 거치도록 우리 기도합시다. 그리고 여행이 불편할 정도면 현지에서 연락이 올 거예요, 그러면 가고 싶어도 못가요, 그러나 아직은 아무 문제가 없대요” 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또 다시 연락이 왔다. “아직도 메르스가 종결되지 않았고 4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태이고 언제 종결 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금번 해외수련회를 강행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서 수련회를 다음으로 연기를 하는 것이 원만하다고 사료됩니다. 한국의 사태를 알고 있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자국민에게 행여 파급될까 우려해서 입국 시 틀림없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절차가 까다로울 수 있고 여행 중에도 신경 써서 일거수일투족 관리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귀국 시에도 공항에서 외국 여행자들에 대한 검사가 또 있을 텐데...이래도 강행해야합니까? 서로의 건강을 위해 국민정서상 연기가 불가피할 것 같군요. 여론을 잘 들어보시고 강행 쪽 보다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나는 거듭된 말을 들을 때 무척 피곤하였다. 이런 것 말고도 피곤한 일들이 많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뭘 원하는지 해달라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하였다. 
자고 있던 아내가 무슨 일이 난 줄 알고 깨어나 나를 진정시켰다. 나는 마음을 추스른 후에 앞으로 한 주간 남았으니 같이 기도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래도 사태가 심각하면 안갈 겁니다. 내가 죽으러 갑니까. 

또 문자가 왔다. “국가가 메르스로 초 비상상태에 국민 대부분이 초긴장한 상태에서 여행도 자제하고 있는 마당에 목회자들이 여행한다면 교인들이 고운 시선으로 볼 까요. 지금 공항은 텅 빈 상태입니다. 여행자들이 여행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목사님, 지금은 계획대로 여행을 단행하는 것이 국민정서상 무리고 교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않고 가는 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이 사태가 지나간 후에 기분 좋게 여행해도 지장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진행하는 쪽에 잘 말씀드려서 여행일자를 좀 늦추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잘 생각하시고 판단하셔서 일자를 좀 조정해서 여행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국민들의 마음이 불안한 가운데 우리들만의 여행은 결코 마음편한 여행이 될 수가 없으니까요. 우리들 여행을 알면 자칫 욕 얻어먹어요. 교인들도 자녀들도 무슨 여행이냐고 야단들입니다. 전 목사님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나는 이렇게 답을 보냈다. “감사합니다. 보내준 글 중에 현명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라는 글이 보이네요, 제가 무슨 정치인입니까. 잘 모시겠습니다” 속은 상하지만 마음상하지 않게 하려고 내심 노력 하였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어머니가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에 가라고 하시면서 의사가 공돈 안 먹어 하시던 말씀이 귓전을 맴돌았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출발하게 됐고, 막상 현지에 가니 죽이 맞아 왕 형님 하면서 얼마나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지 우리 일행들은 피곤을 모르게 재미있는 여행을 하였다. 메르스 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두 가지 큰 행사를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이 모든 영광을 우리 하나님께 돌려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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