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세계 회복을 위한 기도 (주기도문의 생태학적 묵상)
창조세계 회복을 위한 기도 (주기도문의 생태학적 묵상)
  • 송준인 목사
  • 승인 2022.12.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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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탄소중립 창조회복교회 만들기 공동 캠페인 칼럼

◆편집자 주 : 인류가 기후와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탄소배출과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는 노력을 적극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25일 ‘기호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을 법제화하며,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완성하기로 비전을 세웠다. 이에 한국교회 역시 하나님의 창조 세계 보존과 생명존중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녹색교회 운동’ 등 캠페인을 펼치며 인류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교회의 생명 존중과 하나님의 창조 세계 회복을 위해 ‘창조회복교회 만들기’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으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제안과 조언을 한국교회에 제시하고 있다. 본보는 한교총이 구성한 전문가들의 칼럼을 20회의 연재로 싣는다.

송준인 목사.
송준인 목사.

창조세계 회복을 위한 기도 (주기도문의 생태학적 묵상)

1)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주님, 주님께서는 하나님을 친밀한 개인적인 이름인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심으로써 하나님이 우리의 이름을 아시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주님,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심으로 우리를 온 지구공동체 안에 위치시키며, 우리로 하여금 신비롭고 거룩하신 하나님과 만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가 우리의 창조주, 그리고 모든 창조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창조자, 유지자,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함께 아버지라고 부르고 찬양하게 하옵소서. 

2) 나라가 임하시오며

주님, 주님께서는 이 기도를 통해 주님이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기대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 안에서 다른 피조물들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피조물은 우리의 친족(kin)이며 우리는 다 함께 친족의 나라(kindom)인 줄 압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창조세계를 돌보며 올바른 관계에 기초하여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세워나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모든 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표지를 나타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그러나 지금 세계는 그 정 반대편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피조물의 친족 관계를 깨뜨리고 건강한 지구공동체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불평등은 날로 심각해져 가고, 환경 파괴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님,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아와 영양실조로, 에이즈로, 물 부족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 참혹한 사회적 실패의 바로 반대편에는 소비의 폭발적인 증가, 그리고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나타난 경제적 성공이 화젯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주님,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생태 발자국은 점점 광범위하고 파괴적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불안과 같은 지구공동체의 복지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주님, 그러나 이 심화되는 위기 가운데서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갖습니다. 그것은 예수께서 억압과 절망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우리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오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며, 그 탄원을 몸으로 살아내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 나라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시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3)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주님, 오늘 우리에게 특별한 영양 음식이나 이색적인 음식이 아니라, 필요한 양식을 주시옵소서. 주님, 오래 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나를 주우며 배웠듯이, 음식을 축재하면 고약한 냄새가 나고 썩는다는 사실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혹시 남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가난한 자들과 나누게 하여 주시옵소서. 어떤 사회든 기본적인 필요, 이를테면 식량, 의복, 보건, 교육, 일자리 등을 채워줄 자원들을 가졌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회는 정의의 시험에서 실패한 것인 줄 압니다. 정의로우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운동은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라는 기도 속에 들어있는 하나님의 뜻인 줄로 아오니,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4)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해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아무런 공로도 자격도 없이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우리는 기꺼이 다른 사람들을 용서해 줌으로써 그 은혜에 보답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은 개인 간의 중요한 지침이며, 또 공동체적인 책임인 줄 압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죄를 사하여 달라고 할 때 죄는 빚(debt)을 탕감해 달라는 뜻인 줄로 압니다. 주님, 주님께서 자주 식탁 교제를 나누셨던 사람들은 사실상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빚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분명 이웃들에게 버림 받은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에는 최저 수준 이하의 임금으로 말 그대로 채무의 악순환에 허덕이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반면에 그들의 반대편에는 사업의 일종으로 여기며 빚 놀이를 통해 이익을 취해온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빚진 자들의 빚을 용서해 주고 탕감해 주라는 말씀인 줄 압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도 이런 억압적인 빚을 용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원하고, 생태보전, 노동자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사회정의, 생태정의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채무 구제, 개발도상국 원조, 공정무역 등 가난한 나라의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것들을 지원함으로써 국제적 차원에서도 차이를 만들어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가난한 나라들은 특히 여전히 높은 융자 상환금의 악순환에 빠져 있어서 기초적인 교육, 건강, 사회적 안전 망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가깝거나 먼 그런 이웃들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용서해 주기를 원하시는 빚진 자들인 줄 압니다. 우리가 이런 빚진 자들의 빚을 탕감해 줄 때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실 줄 믿습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와 믿음을 주시옵소서.  

5)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주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이 마지막 탄원은 가정과 직장과 여가 등에서 나날이 마주하는 유혹의 목록을 끊어내도록 요청하는 것인 줄 압니다. 주님, 우리는 더 많은 수입, 더 많은 소유, 더 안락한 시설, 더 많은 에너지 소비, 그리고 우리 가족의 행복, 우리의 직업과 관련된 성취, 더 큰 주택, 더 큰 자동차, 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고 또 가져야 한다고 믿는 우리의 유혹을 뿌리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의 기도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다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을 요청하는 줄 아오니,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백성답게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6) 마무리 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창조주와 창조 세계의 아버지가 되시는 주님, 우리로 지구공동체가 한 분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있는 한 가족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소서. 이 땅에는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우리가 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공동체임을 깨닫게 하여 주셔서 힘껏 도우며 살게 하옵소서. 우리가 우리에게 빚진 자를 용서함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셨듯이 우리도 우리에게 빚진 자들의 빚을 용서하고 탕감해 주게 하옵소서.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우리는 우리 속에 있는 탐욕과 욕심의 노예가 되어 살 때가 많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셔서 탐심과 탐욕과 정욕과 욕심의 노예가 되지 말게 하옵소서. 이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영성을 주옵소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는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목사, 총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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