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는 동안 가장 큰 축복은 만남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축복을 받았다고 믿기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태어날 때 아버지는 목사님이셨다. 그러기에 주의 종의 길을 가는데 큰 장애는 없었다. 만약에 아버지가 스님이었다면 나도 스님 될 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인생의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1974년 1월, 아버지가 시무하신 논산 화정교회에 이천석 목사님이 오셔서 부흥회를 인도하셨다. 그 집회에서 나는 성령의 불을 받고 신학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리고 그 곳에서 보수신학의 거장 김응조 박사님을 만났다.
이어 1974년 11월 31일, 1학년을 마치고 논산 성민교회로 첫 목회를 나갔다. 논산지역의 영적 산실은 가야곡면에 세워진 영암기도원이었다. 천막으로 지어진 미완성 건물이지만 여름이면 교파를 초월하여 유명 부흥 강사들이 집회를 인도하였다. 나는 이곳에서 아버지를 뒤이어 찬양 인도자로 유명세를 알렸다. 나의 열심 있는 모습을 눈여겨보신 신현균 강사님이 나에게 ‘우리는 이기리’라는 찬양을 인도하라고 할 때 열심히 인도하였다. 그때 강사님은 전 성도가 보는 자리에서 나에게 세계적인 부흥사가 되라고 축복 안수를 해주셨다. 지금도 그때를 잊지 못한다.
일선 목회현장에서는 이호문 감독님을 만나 7~8년간 열심히 교계 일을 해 왔다. 더러는 나를 이 감독님 사람이라고 말한다. 최근에 나는 또 하나의 이상한 징조를 느낀다. 여러 통로를 통해 세 차례 김장환 목사님의 초대를 받고 극동방송국을 찾아갔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도 1973년 6월 빌리그레이엄 목사님 전도집회때 논산에서 올라와 큰 은혜를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웠던지 평생을 두 분을 동경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하나님이 주신 쌍둥이 손자들은 태어났을 때 벌써 ‘쌍둥이 전도부흥사’ 라는 닉네임을 붙여 주었다.
나는 평소 목회하면서 웨슬리 목사님을 본받아 2009년 11월21일부터 꾸준히 신앙칼럼을 써 왔다. 그러던 중 평소 존경한 김장환 목사님에 대한 글을 감리교 신문에 4번 연속으로 연재하였다. ‘성실로 다져진 스타목사’, ‘이것이 저를 세계적인 인물로 키웠구나’, ‘성공 뒤에 숨은 3인방 주역들’, ‘받은 사랑의 실천’ 등이다. 글이 신문에 보도된 건 2014년 8월 31일이니 벌써 9년이 되어간다. 기회가 오면 이 글을 꼭 전해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를 찾지 못하였다.
그런 중에 지난 3월 13일 기회가 왔다. 빌리그레엄 전도집회 50주년 준비모임으로 동작교구협의회 임원들을 초대해 주셨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보관해둔 글을 찾아 가져갔다. 오랜만에 목사님께 사연을 말씀드리고 전해 드렸다. 김 목사님의 반응은 내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셨다. 무척 기뻐하시면서 집에 가서 사모에게 읽어 주시겠다면서 명함을 주고 가면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다. 나는 작은 거지만 보람도 있고 무척 기뻤다. 내가 쓴 글을 기독교계 어른이 읽어 주신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 그날 회의를 마친 후에 김 목사님과 교구협의회 임원들은 여러 가지 환담을 나누는 중에 협의회 이운구 총무께서 김 목사님께 말을 전하였다. 후배들에게 꼭 필요한 목회에 도움 되는 말씀을 들려주세요.
그때 세 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나는 이 말씀이 몸에 화살이 박히듯 깊게 박혀있다. ‘첫째, 겸손하라. 둘째, 기도 많이 하라. 셋째, 엑세스(Access) 접근을 잘해라’ 오래 토록 남을 명언이다.
돌아와서 함께 간 후배 목사에게 참석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니 “목사님 만나면 좋은 일이 생겨요”, 라는 답을 보내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 목사님이 전화 주신다는 말씀이 종종 생각이 났다. 그냥 하신 말일 수도 있겠지만 워낙 큰 분이시라 약속은 지키실 것이라는 믿음도 들었다.
지난 3월 31일 편성국 국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김 목사님이 무척 고마워 하신다면서 목사님이 진행하는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라는 프로에 나를 초대해 주셨다.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초대한 자리보다 그 자리가 훨씬 소중하다. 가끔 이 프로를 보았고 최근에는 박정환 목사와 문명선PD 가 나눈 이야기를 여러차례 보고 들으면서 더욱 이 프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프로에 안 나가면 편했을 것을, 부족한 사람이 출연하려니 걱정이 태산 같다. 그러나 용기 내는 것은 내 출연을 보고 나와 같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것으로 감사하며 뜻깊은 고난주간에 모든 고통을 내가 감당해 보리라 다짐한다.
